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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로 경북 투어하나?” 김천 주민들도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 시작

등록 2016-08-23 10:21수정 2016-08-23 10:35

성주군이 군청 앞 촛불집회 전력공급 끊자 주민들 발전기 가져와 촛불집회 계속
22일 저녁 8시 경북 김천시 농소면 월곡리 농소면사무소 앞마당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주민 500여명이 촛불을 들고 있다.
22일 저녁 8시 경북 김천시 농소면 월곡리 농소면사무소 앞마당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주민 500여명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리 와 보이소. 저기 산 보이죠. 저기가 바로 사드 들어온다는 그 골프장이 있는 산이에요. 저기에 사드를 갖다 놓는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22일 저녁 8시 경북 김천시 농소면 월곡리 농소면사무소 앞마당.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던 주민 위현복(56·농소면 봉곡리)씨는 남동쪽에 있는 산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농소면 사드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임시로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제 여기에 김천혁신도시가 들어서며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바로 앞에 사드를 갖다 놓겠다고 한다”면서 혀를 찼다.

경북 성주에 이어 김천에서도 22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주민들은 농소면사무소 앞마당에서 매일 저녁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성산포대를 대신해 사드가 들어서는 제3지역으로는 김천에 가까운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골프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22일 김항곤 성주군수가 국방부에 성산포대가 아닌 다른 장소에 사드 배치를 검토해달라고 공식 요청하자 김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은 성주 북쪽 끄트머리에 있다. 골프장 바로 북쪽이 김천시 농소면이다. 골프장에서 북쪽으로 7㎞ 거리에는 공공기관과 아파트, 학교 등이 몰려 있는 김천혁신도시(율곡동)가 있다. 김천 전체 인구 14만1000여명 가운데 농소면에 3300여명이, 율곡동에 1만3000여명이 산다. 농소면사무소 앞마당에서 바라보면 골프장이 있는 산(680m)과 구미 금오산(976m), 김천혁신도시가 바로 앞에 보인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주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천 주민들은 ‘사드 결사반대’라고 적힌 붉은색 머리띠를 하고 촛불을 들었다. ‘촛대 성주 C.C 사드배치 결사반대’라고 적힌 손팻말도 보였다. 주민들은 이날 ‘김천 사드 배치 반대’가 아니라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새누리당 소속인 박보생 김천시장도 나왔다.

박용철(65·농소면 노곡리)씨는 “성주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니까 결국 김천에 온 것 아니냐. 대통령이 한번 정했으면 정한 거지 이걸 다시 옮긴다고 해서 주민 갈등 생기게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사드는 한반도에 아예 못 들어오게 해야 한다. 대통령이 미국한테 양해 구하고 한국 배치 어렵다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순식(48·율곡동)씨는 “성주에 가봤는데 거기는 주민 뜻과 투쟁위 뜻이 완전 다르더라. 투쟁이 길어지면서 주민들이 피곤해하는 것을 노려 투쟁위가 졸속 투표한 것 아니냐. 그래도 성주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하는 것 보니 부러웠다”라고 말했다.

최무성(49·율곡동)씨는 “김천혁신도시 아파트에서 보면 사드 들어온다는 골프장 있는 산이 바로 보인다. 정부가 사드를 갖고 경북 투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도대체 뭐냐”라고 비판했다.

22일 ‘김천 사드배치 반대 투쟁위원회’가 꾸려졌다. 김천시의회 김세운 부의장과 나영민 의원, 김대선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 회장, 주민 위현복씨와 박우도(46)씨 등 5명이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김천 투쟁위는 24일 저녁 6시 김천 삼락동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주민 1만여명이 참여하는 ‘사드 배치 반대 김천 시민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성주군청 앞마당에서는 지난달 13일부터 주민 1000명 이상이 매일 저녁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성주군은 22일 저녁 촛불집회부터 성주군청의 출입을 통제하고 촛불집회 때 전력을 공급해주지 않았다. 주민들은 군청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발전기를 가져와 불을 켜고 이날 촛불집회를 이어나갔다.

글·사진 김천/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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