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풍남문 서편 종루 나무기둥이 종의 무게 때문에 주춧돌과 뒤틀려 있다. 전주시 제공
보물 제308호인 전북 전주 풍남문 종루에서 기둥 뒤틀림 현상이 일어났다.
전주시는 이달 초 완산구 전동 풍남문 서편 종루안 4개 기둥에서 뒤틀림 현상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뒤틀림 현상은 기둥을 받치는 주춧돌에 세워진 사각 기둥(나무)이 주춧돌에서 밀린 형태이다. 특히 4개 기둥 중에서 2개는 확연히 주춧돌에 밀려 있는 상태다. 옛 전주읍성의 남문에 해당하는 풍남문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됐고 1층이 정면 3칸, 측면 3칸 크기의 팔각지붕이다.
시는 이같은 현상이 1980년 종루에 설치한 ‘완산종’의 무게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1977년 시민 성금 3천만원으로 만들어진 완산종은 전주의 남쪽 외곽에 위치한 완산공원안 완산칠봉 중턱에 설치됐다가 3년 뒤에 지금의 풍남문 종루로 옮겨졌다.
시는 무게가 2t에 달하는 완산종이 35년이 넘게 종루에 매달려 있으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기둥이 뒤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 전북도 문화재위원 등에 자문한 결과,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보수·보강을 결정하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답을 얻었다.
시는 일단 보물 관리주체인 문화재청의 올해 풍남문 보수 예산 중에서 2천여만원을 들여 9월부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앞으로 예산을 확보해 내년 초 보수공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보수공사 계획이 세워지면 올해 제야의 종 행사는 보류할 예정이다.
김은성 시 문화재팀장은 “전주의 대표적 문화재인 풍남문은 매일 안전을 체크하고 있다.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문화재청 승인을 받아 빠른 시일 안에 보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8월 말께 전주시와 협의해 보수계획 등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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