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 옹동면 비봉산 자락에 위치한 녹두장군 전봉준 묘소 추정 비석.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동학농민혁명 지도자인 녹두장군 전봉준(1855~1895)의 것으로 추정되는 묘역에서 발굴조사가 이뤄진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전봉준 장군의 묘라고 전해지는 전북 정읍시 옹동면 비봉리에서 관련성을 밝히기 위해 다음달 26일께부터 발굴조사를 실시해 11월에는 그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이곳은 30여년 전 ‘장군천안전공지묘’(將軍天安全公之墓)라고 새겨진 높이 1m의 작은 비석이 발견돼 주민들 사이에는 전봉준 장군 묘라고 전해져 왔다. 하지만 비석에는 세워진 연대, 조성 주체, 가계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새겨져 있지 않다.
2013년 조광환 동학역사문화연구소장은 자신의 저서 <전봉준과 동학농민혁명>에서 이 내용을 처음 공식 알렸다. 이후 전봉준장군기념사업회가 동학혁명재단에 조사·발굴을 요청했고, 재단은 발굴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일부에서는 전봉준이 ‘천안 전씨’이고 ‘녹두장군’으로 불렸다는 점에서 그의 비와 묘일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지난 25일 정읍시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전봉준 장군의 묘’를 주제로 워크숍이 열렸다. 조광환 동학역사문화연구소장은 “전봉준이 효수가 아닌 교수형에 처해졌는데 수급을 어떻게 가져와 매장했느냐는 의문이 있다. 이번 발굴로 그동안의 논란을 끝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정수 전북대 교수는 “가사 작가인 소고당 고단의 <동학 이야기>에는 ‘조장태라는 사람이 전봉준의 시신을 수습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했다.
이병규 동학혁명재단 연구조사부장은 “전봉준 장군 추정 묘역이 동학혁명 3대 지도자로 꼽히는 김개남 장군의 생가터(정읍시 산외면 동곡리)와 가까운 곳에 있고, 이 일대에서 전봉준 장군의 유족이 살았을 가능성이 커 관련성을 밝히기 위해 발굴조사를 벌인다”고 말했다.
전봉준 장군은 1894년 12월 전북 순창에서 체포돼 서울로 압송된 뒤 이듬해 교수형을 당했으나 그의 묘에 대해서는 전해오는 기록이 없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