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작가 김형배의 작품.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제공
2014년 1월30일부터 2월2일까지 프랑스 남서부의 소도시 앙굴렘에서 열린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알리는 만화작품전 ‘지지 않는 꽃’이 열려 호평을 받았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여성들의 아픔을 만화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당시 일본 정부는 “만화로 상호 이해와 친선 증진을 도모하려는 페스티벌의 취지가 크게 왜곡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보도자료를 현지 언론에 배포하며 발끈했다. 또 일본 쪽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내용의 작품을 내걸었다가 조직위로부터 “극단적 정치 성향”이라는 이유로 페스티벌 개막 전날 해당 부스를 철거당하는 망신을 당했다. 이후 ‘지지 않는 꽃’은 미국 중국 독일 알제리 프랑스와 한국에서 계속 열려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만화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만화작가 윤기헌의 작품.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제공
‘지지 않는 꽃’에 출품된 일본군 위안부 만화작품과 일제강점기 때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작품들이 부산에 모였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9월30일까지 4층 기획전시실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사라진 강제동원 피해자들’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에는 김광성 김형배 박재동 이현세 등 유명 만화작가 30여명이 참여했다. 부산에 있는 만화작가들도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다.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박재동 화백은 전시가 끝난 뒤 작품을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만화작가 최주호의 작품.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제공
김우림 일제강제동원역사관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때 끌려간 군인, 노동자의 애달픈 역사를 그린 만화작품을 더해 전시하고 있다. 무겁고 아프지만, 널리 알려야 할 역사적 사실이다. 만화를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울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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