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에 펼쳐진 메밀꽃밭 사이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평창군청 제공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문학을 주제로 한 축제가 2018평창겨울올림픽 주요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과 강릉에서 잇따라 열린다.
㈔이효석문학선양회는 9월2~11일 강원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대에서 ‘평창효석문화제’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봉평은 소설가 이효석의 고향이며,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된 평창효석문화제에서는 100만㎡ 규모로 펼쳐진 메밀밭이 가장 인상적이다. 인물체험 옷을 빌려 입고 소설 속 주인공인 허생원과 성처녀로 변신해 나귀를 타며 메밀꽃밭을 거닐 수 있다.
또 허생원과 성처녀가 사랑을 나눴던 물레방앗간에선 영상편지를 통해 연인에게 깜짝 고백을 할 수도 있다. 사전 예약을 하면 축제장 주변을 둘러보며 이효석과 소설, 효석문화마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문학산책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메밀꽃 필 무렵 마당극과 노래로 듣는 문학의 밤 공연, 거리상황극 메밀꽃 필 무렵 등 다채로운 공연과 축제장 10여곳에 설치된 야간조명도 눈길을 끈다.
곽영승 이효석문학선양회 이사장은 “효석문화제는 100% 주민 주도형 민간축제로 지난해에는 65만명이 방문해 3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거뒀다. 올해 축제도 관광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향의 도시’ 강릉에선 9월9~11일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강릉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독서대전은 강릉대도호부 관아 등 시내 곳곳에서 진행된다.
독서대전은 전국 공공기관과 출판·독서·교육계 등 도서문화 관련 150여개 기관·단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최대의 책과 독서문화 축제다. 문체부는 독서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2014년부터 매년 지자체 한 곳을 선정해 ‘책 읽는 도시'로 선포하고 시민 참여형 독서박람회를 열고 있다. 독서대전이 수도권에서 벗어나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서대전에선 개막식과 책 읽는 도시 선포식, 독서문화 시상식, 출판·도서진흥과 관련된 공연·행사, 학술·토론, 전시·체험 등 책과 도서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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