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낙동강 하류 을숙도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부산·경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문재인 전 대표 등이 설명을 듣고 있다. 더민주 부산시당 제공
지난 4·13 총선(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된 부산·경남 야당 의원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야당 의원들이 민생 탐방에 나서자 정부·자치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배석하고, 부산시와 야당 정례회의에 야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참석하는 등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인호·박재호·전재수·민홍철 등 부산·경남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은 30일 당선 뒤 처음으로 함께 지역구인 부산과 경남의 민생 현장을 방문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동행했다.
이들이 함께 처음 방문한 민생 현장은 낙동강이었다. 부산시민 350만여명과 경남도민 330여만명의 식수원인 낙동강의 녹조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뭉친 것이다.
오후 2시 낙동강 하류 을숙도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열린 브리핑 장소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부산시 등 정부·자치단체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과거 야당 의원들이 방문했을 때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관계자와 교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김태훈 더민주 부산시당 공보국장은 “야당 의원들이 현장에 나타났을 때 얼굴 보기가 어려웠던 정부 관계자들까지 나타나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민주 의원들은 브리핑을 들은 뒤 오후 3시부터 30~37인승 규모의 배 2척을 타고 낙동강 하굿둑~삼락선착장(부산 북구)~물금취수장(경남 양산)을 둘러봤다.
30일 낙동강 하류 을숙도에서 부산·경남 더민주 국회의원과 문재인 전 대표 등이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의 설명을 듣고 있다. 더민주 부산시당 제공
김영춘·최인호·전재수·박재호·김해영 등 부산의 더민주 의원 5명은 31일 오후 3시부터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부산시와 두 번째 예산정책협의회를 연다. 예산정책협의회는 지난해 10월 처음 열렸는데 이번 두 번째는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지난 첫 번째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부산 지역구 야당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 1명뿐이었다. 부산 출신 배재정 전 비례대표 의원을 포함해도 야당 의원이 2명이었다. 이번 예산정책협의회엔 부산 지역구 의원이 5명이나 참석한다.
이번 예산정책협의회엔 더민주 소속 김현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김태년 야당 간사도 참석한다. 김 위원장은 최인호 더민주 부산시당 위원장의 요청으로 부산을 방문하게 됐다.
30일 부산·경남 더민주 국회의원들과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정부 관계자 등이 낙동강 하류를 둘러보기 위해 배에 올라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더민주 부산시당 제공
부산시는 이번 예산정책협의회에 부쩍 신경을 쓰는 눈치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해선 국회 예결특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성완 부산시 기획관리실장은 “지역 야당의원들에게 내년도 국비 확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부산·경남 더민주 의원들의 위상이 달라진 것은 1990년 3당 합당 뒤 새누리당의 텃밭이 된 지역에서 26년 만에 1야당인 더민주가 8석이나 건졌기 때문이다.
최인호 더민주 부산시당 위원장은 “부산시민들이 야당에 5석을 준 것은 힘있는 야당이 돼서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라는 뜻이다. 부산 발전을 위해 부산시와 협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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