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계획이 잡혀 있는 대구공항에 현재 290여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대대적인 시설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시민들은 “확장 공사를 해도 몇 년 안에 뜯어내야 하지 않느냐”며 예산 낭비를 지적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7년 뒤에 이전할 대구공항에 290여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은 “오래 사용하지 못하고 철거해야 하는데 엄청난 돈을 들여 공사할 필요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와 한국공항공사 쪽은 “공항 이용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불편이 심해 어쩔수 없다”고 해명했다.
대구시와 공항공사는 31일 “사업비 14억원을 들여 올해 연말까지 대구공항 안에서 공용여객처리 시스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 현재 승용차 1110대분의 주차장을 1583대 규모의 주차빌딩으로 개축하는 공사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비행기가 머무는 주기장을 현재 6면에서 10면으로 늘리는 공사도 내년 6월까지 펼치고 있다. 이 공사는 지난 6월부터 시작했으며, 사업비는 63억원 들어간다. 대구시와 공항공사는 “여객청사 증축과 대합실 확장 공사도 계획 중이다. 이 공사는 63억원을 들여 2017년에 착공한 뒤 2020년에 완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최근 국방부에 2023년까지 K-2 공군기지와 대구공항을 통합이전해 달라고 건의해놨다. 대구시의 건의대로 공항이 이전되면 290억원을 들인 시설 확장 공사가 7년 뒤면 무용지물이 돼 뜯어내야 한다. 특히 63억원이 들어가는 대합실 확장과 여객청사 증축 공사는 2020년에 완공 계획이 잡혀 있어, 공사가 끝난 뒤 3년 만에 철거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시민들은 “겨우 몇 년 사용하고 철거할 곳에 수백억원을 들이는 이유가 무엇이냐? 명백한 예산 낭비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의관 대구시 공항추진단장은 “7년 뒤에 대구공항 이전 계획이 잡혀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시설 확장 계획은 공항공사에서 마련했고, 공사비도 공항공사가 댄다. 대구시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 쪽은 “대구공항 건물이 15년 전에 지어져 대합실과 주차장 등이 좁아 확장이 불가피하다. 공항 이전 계획이 잡혀 있지만 이전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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