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18일까지 국채보상운동 때 사용했던 취지문, 영수증 등 귀중한 자료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시 제공
일제강점기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져나간 주권회복 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의 기록물 전시회가 1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경남 창원지역에서 국채보상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참을 권유한 ‘회문’과 ‘통문’, 경북 고령과 경주지역에서 누가 얼마나 돈과 가락지 등을 냈는지를 기록해놓은 ‘모금장부’ 등이 선을 보인다. 신문과 잡지 등 당시 언론 기록물, 일본정부 기록물 등을 살펴볼 수 있고, 국채보상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안중근 의사와 이준 선생의 유묵 등 진품 50여점도 전시된다.
이현주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학예사는 “기념사업회와 한국국학진흥원, 독립기념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에 전시 중인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가운데 가치가 높은 진품만을 모아 예술의전당에서 전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지난해 11월 문화재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내년 6∼7월 유네스코 본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국채보상운동 기념사업회는 “내년 유네스코 최종 결정을 앞두고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높이고, 그 정신을 이어받자는 취지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회가 끝나면, 10월부터 부산과 대전, 광주에서 차례로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국채보상운동은 일제강점기였던 1907년 2월, 일본에 진 빚 1300만원(현재 가치 3300억원)을 갚기 위해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된 시민운동이다. 당시 일본의 경제 예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빈부귀천, 종교사상을 뛰어넘어 돈과 금목걸이, 금가락지 등을 모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기념일을 연계한 대구시민 주간을 내년 2월 선포하겠다. 나라가 어려울때 마다 분연히 일어났던 대구시민 정신을 전세계에 널리 알려내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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