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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청소녀’ 도울 지역 인프라 시급”

등록 2016-09-20 18:09수정 2016-09-20 20:28

대전 가출 청소년 10명중 3명꼴 ‘성매매 경험’
대전 첫 실태조사·대안 토론회
“사법기관이 철저조사하고 지자체 지원·보호 적극 나서야”
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과 대전시의회 박정현 의원, 대전 지역 위기청소녀 지원을 고민하는 모임(가칭)은 20일 오후 2시 대전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위기청소녀 가출과 성경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과 대전시의회 박정현 의원, 대전 지역 위기청소녀 지원을 고민하는 모임(가칭)은 20일 오후 2시 대전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위기청소녀 가출과 성경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어릴 때부터 의붓아버지·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ㄱ양은 견딜 수 없어 집을 뛰쳐나왔다. 친구 집·공공 화장실·피시방을 전전하다 가출한 또래들을 만났다. 이들은 성매매가 생계 수단이었다. “너도 생활비를 보태라”는 강요에 성매매를 시작했고, 그렇게 덫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ㄱ양처럼 가출한 청소년 가운데 38%가 성매매 경험이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과 대전시의회 박정현 의원, 대전 지역 위기 청소녀 지원을 고민하는 모임(가칭)은 20일 성매매방지법 시행 12돌 맞아 ‘위기 청소녀 가출과 성경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안을 찾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가출 여성 청소년의 성폭력·성매매 위기를 강조하려고 ‘위기 청소녀’란 표현을 썼다.

이들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지난 7월25일부터 2주 동안 가출 경험이 있거나 가출 경계에 있는 대전 지역 ‘위기 청소녀’ 9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하고, 이 가운데 10명을 뽑아 심층면접 했다. 대전 지역의 ‘위기 청소녀’ 실태를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를 보면, ‘위기 청소녀’ 38%(35명)가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매매 이유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21.1%), 잘 곳이 없어서(15.5%), 배가 고파서(14.1%), 친구와 선·후배가 부탁해서(12.7%), 다른 일자리가 없어서(8.5%) 등이었다.

심층면접에선 충격적인 증언이 쏟아졌다. ㄴ양은 “돈을 빌려줬던 선배가 성매매를 강요하고 돈을 가로챘다”고 밝혔다. ㄷ양은 “업주들은 매상을 올리려고 강제로 술을 마시게 했으며, 살찐다며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운데 상당수는 성매매에서 벗어난 뒤에도 성병·우울증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정아 공동연구원(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 소장)은 “가출 청소년들의 성매매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심층면접을 통한 증언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사법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지자체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사 발표에 이은 토론에선 지역 사회의 역할에 대한 주문이 쏟아졌다. 원미혜 서울시 늘푸른여성팀장은 “서울시는 의료 지원을 받기 힘든 제도권 밖의 ‘위기 청소녀’들에게 건강 지원을 할 수 있는 ‘소녀돌봄약국’과 ‘청소녀 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위기 청소녀’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역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희 대전시 청소년여자쉼터 원장은 “대전 지역의 성매매 피해 청소년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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