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인건비만 편성, 보육료는 미편성 방침 고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방침을 고수하던 강원도교육청이 한발 물러서 일부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12개월 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운영·인건비) 158억원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그동안 어린이집 누리예산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며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강원도 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보육료는 카드사가, 운영·인건비는 강원도청이 부담해왔다.
민 교육감은 “어린이집 보육에 교육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위법이고 교육감 소관사무가 아니지만 강원도청의 어려움, 보육교사들의 생존권 등을 고려해 오랜 고민과 논의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조처로 강원도청과 보육교사 등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강원도는 매달 14억원의 운영·인건비를 부담해왔다.
하지만 현재 카드사가 대납하고 있는 496억원에 이르는 보육료 문제는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올해 강원도 어린이집 누리예산은 보육료와 운영·인건비 등을 더해 654억원이다. 도교육청은 운영·인건비는 편성하겠다고 물러섰지만,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보육료는 편성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 도교육감은 “무상보육을 공약한 대통령과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 문제는 절대 풀리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공약인 무상보육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누리과정 관련 법령의 정비와 별도 국비 지원, 교육예산 확충밖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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