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를 찾은 어린이들이 에코콜플렉스 앞 문암생태공원 놀이마당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제공
쓰레기 더미에 꽃이 피었다. 문화의 꽃이다. 연꽃이 아름다운 것은 어쩌면 혼탁한 진흙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22일 찾은 충북 청주 문암생태공원은 흐드러진 12만 송이 백일홍으로 눈이 시릴 지경이다. 문암생태공원은 연꽃을 닮았다. 노랑, 빨강, 분홍색 화려한 꽃 아래 진흙 같은 포용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꽃이 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20여 년 전인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이곳은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청주시에서 나오는 생활 쓰레기가 모이던 곳이다. 이후 흙으로 덮어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구릉이지만 누구도 가까이하려 하지 않았다.
시는 용기를 냈다. 이곳에 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2004~2006년 안정화 작업을 거쳐 2008년 5월 공사에 나서 이듬해 11월 생태공원이 들어섰다. 21만500㎡. 시민들은 청주시내 도심 상당공원의 20배에 이르는 도심 공원을 새로 얻었다. 놀이터, 숲 체험장, 탐방로, 산책로, 체육 시설, 야외 공연장, 가족 캠핑장 등을 갖춘 공원은 철마다 변신을 거듭한다.
지난 6월 청주 문암생태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공원 안의 나무, 숲 등 생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청주시 제공
사상 최악의 무더위를 기록한 이번 여름엔 물놀이장을 열어 어린이와 가족 등한테서 인기를 끌었다. 오는 가을엔 문화 공연장으로 변신할 참이다. 마술쇼(24일), 비보이 춤쇼(10월1일), 미니 공연(10월8일) 등 토요일 마다 공연이 열린다. 유현숙 청주시 공원관리팀장은 “꽃, 공연, 문화가 어우러진 문암생태공원은 요즘 어쩌면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를 찾은 어린이들이 에코콜플렉스 앞 문암생태공원 놀이마당에서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제공
이곳엔 다음달 12일 새 명물이 들어선다. ‘청주 국제 에코콤플렉스’다. 공원 북서쪽 2468㎡에 들어선 에코콤플렉스는 생태 관찰, 체험, 교육 등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생태 복합몰이다. 에코콤플렉스는 청주시가 저탄소 녹색 시범 도시로 선정되면서 받은 국비 등 76억여원을 들여 탄생했다.
에코콤플렉스 위탁 운영을 맡은 풀꿈환경재단은 다양한 생태 체험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금강 줄기인 미호천과 무심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까치내, 문암 생태공원 안 숲·길 등 다양한 생태 공간을 연계한 살아 있는 환경을 보여줄 참이다. 초록마을 사업, 미호천 상생협력 프로그램 등 지역 주민과 함께 환경을 살리고 가꾸는 일도 진행할 계획이다.
염우 에코콤플렉스 관장(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은 “문암 생태공원엔 생태 놀이터, 습지, 풀과 꽃이 잘 조성돼 있고 주변엔 자연 하천, 마을 등이 어우러져 생태 체험엔 그만이다. 청주를 넘어 국제적인 생태 공간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