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코뼈 부러지는 등 중상, 공무원도 얼굴 부위 등 다쳐
충북 제천시의 공무원과 시의원이 사업 추진을 위한 조례 통과를 놓고 시비를 벌이다 서로를 폭행해 크게 다쳤다.
제천시는 지난 22일 저녁 제천시의 한 음식점에서 이아무개(55) 국장과 홍아무개(47) 시의원이 ‘제천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 통과를 놓고 시비를 벌이다 서로 크게 다쳤다고 23일 밝혔다. 홍 의원은 눈 각막을 다치고, 코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어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국장도 머리, 얼굴 등에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장은 “국비와 도비 등 170억원이 이미 내려와 있는 시의 의욕적인 사업인데 홍 의원이 조례 통과를 막아 부탁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일었다. 나이 어린 홍 의원이 먼저 맥주잔을 깨는 등 음식점 밖에서 폭행이 있었다.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었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홍 의원이 시장과 같은 야당 소속 이어서 거듭 사업 취지 등을 설명하고 협조를 부탁했지만 막무가내로 반대했다. 애초 운영비 문제를 제기했지만 운영비는 충북도가 대기로 해 반대할 사유가 없는데도 뚜렷한 이유 없이 조례 통과를 막아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홍 의원 쪽과 통화하려고 수 차례 전화를 했지만 홍 의원은 받지 않았다.
문제가 된 사업은 ‘스토리 창작 클러스터 건립’이다. 소설가·시나리오 작가 등이 지역에 머물며 창작 활동을 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국·도비 170억원, 시비 60억원을 들이는 시의 대형 프로젝트다. 시는 이 사업을 위해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을 냈으나 상임위원회(산업건설위원회)에서 부결돼 오는 27일 예정된 본회의 통과를 위해 애를 써 왔다.
제천시의회는 23일 오전 전체 의원을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선 이근규 제천시장의 공식 사과, 의회 회기 중단, 사법처리 촉구 등 격앙된 목소리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문 제천시의장은 “의회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상당히 유감이다. 의회를 경시한 시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 대책회의를 통해 시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며, 자문을 구해 사법처리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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