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대표적인 학자로 꼽히는 율곡 이이(李珥·1536∼1584) 선생의 본향인 경기도 파주시와, 율곡 선생의 외가(출생지)인 강원도 강릉시가 상생협력에 나선다.
파주시는 율곡 선생을 소재로 한 문화, 관광, 교육 부문 콘텐츠 개발을 통해 브랜드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하고, 율곡문화제 개막일인 다음달 8일 강릉시와 자매결연을 맺는다고 23일 밝혔다. 두 지자체는 율곡과 어머니인 신사임당을 연계해 정기적인 학술대회와 문화 교류, 관광상품 개발·홍보 등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갈 방침이다.
율곡선생은 1536년 외가인 강릉 오죽헌에서 태어나 6살때 본향인 파주로 옮겨와 자랐으며 8살때 임진강변 정자인 화석정에서 시를 남기기도 했다. 파주 법원읍에는 율곡 선생 부부와 어머니(신사임당), 아버지(이원수), 형, 아들 등 가족묘 11기와 율곡 선생의 위패·영정이 봉안돼 있는 자운서원(사적 525호) 등 유적이 산재해있다.
파주시는 율곡 선생의 생가 복원에 나서는 한편, 율곡 선생 재조명 학술대회, 관광체험 상품 개발, ‘공부의 신’ 청년 율곡 이이 따라잡기, 신사임당의 율곡 교육방법 재현 등 콘텐츠 개발을 추진한다. 또 율곡 이이 캐릭터와 스토리텔링, 기념품, 이모티콘 개발에 나선다. 교육 부문에서는 율곡 학당과 율곡 평생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율곡 발자취 국토순례 대장정, 율곡·신사임당 재조명 청소년 토론대회, 초중고 자유학기제를 연계한 율곡 이이 인성교육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한편, 율곡 이이의 유덕을 기리는 제29회 율곡문화제가 다음달 8∼9일 파주시 법원읍과 파평면 일대 율곡 선생 유적지에서 열린다.
율곡문화제는 8일 ‘구도장원공’ 율곡 선생의 과거급제 행렬과 관찰사 부임 행렬, 과거 급제자에게 주어지는 어사화 하사 장면 등이 재현된다. 자운서원에서는 추향제가 봉행되고,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제향에 참관할 수 있는 ‘유생 생(生)! 체험’도 이뤄진다.
또 파주의 ‘3대 현인’으로 꼽히는 율곡 이이, 우계 성혼, 구봉 송익필 선생의 서간을 모아 엮은 <삼현 수간>이 문화제 기간에 발간된다. <삼현 수간>, <율곡 이이 평전> 등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독서토론회도 자운서원 광장에서 열린다.
9일에는 율곡백일장과 사임당미술제가 자운서원에서 열리고, 파주시민회관에서는 시민 500여명이 참석하는 율곡 바둑대회가 열린다. 유적지 잔디마당에서는 율곡 선생의 서간과 작품을 읽고 써보는 자경문 캘리그라피, 자운서원과 율곡선생을 배경으로 한 컬러링북 색칠하기 등 율곡 이이 배움마당이 마련된다.
파주시 관계자는 “파주는 율곡 선생의 선영과 제향이 이뤄지는 본향으로 가족묘 등 많은 유적이 산재해있지만 그동안 콘텐츠와 홍보 부족으로 지역 문화자원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출생지인 강릉시와 상생협력을 통해 파주의 이미지를 율곡 선생과 연계한 문화·관광·교육 대표도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