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대표적인 집창지였다가 쇠퇴한 경기도 파주시 ‘용주골’이 지역 문화명소로 거듭날 예정이다. 파주시 제공
한때 국내 대표적인 집창촌이었던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용주골’ 일대가 새로운 문화명소로 탈바꿈한다.
파주시는 26일 “내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104억원을 들여 용주골을 주민 삶을 치유하는 문화·예술의 거리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최근 정부 3.0 창조문화 밸리 프로젝트 사업에 ‘용주골 문화명소화’ 사업이 선정돼 국비 104억원을 확보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용주골 삼거리~연풍초등학교까지 1km 구간의 건물 외관을 1960∼1970년대 모습으로 꾸며 창작문화거리로 조성하고 빈점포에는 생활예술인들의 소규모 공작소를 유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파주시 최초의 극장 건물을 활용해 주민 커뮤니티센터로 조성하고,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어 관광객의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6·25전쟁 뒤 미군이 주둔하며 생겨난 용주골은 한때 200여 곳의 성매매업소에 500~600여명이 종사했으나, 2000년대 들어 미군기지가 이전한데다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쇠퇴를 거듭해 지금은 80여 업소와 200여 명의 종사자만 남아 있다.
용주골 지역은 상점 230곳 가운데 80곳이 비어있고, 65살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54%를 차지하는 등 경제 쇠퇴와 함께 문화 소외지역으로 전락했다. 주민들은 집창촌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4년 말부터 재개발추진위원회를 꾸려 용주골을 포함한 19만㎡에 아파트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홍 파주시장은 “용주골은 대한민국이 가장 가난했던 시절에 달러를 벌어들이며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이제는 오명과 조롱거리로 남았다. 용주골이 새롭게 태어나 대한민국의 문화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주민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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