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장병 일탈 행위 위험수위, 군 기강 해이 도마 위
충북 청주에서 휴가 나온 군인이 새벽까지 술자리를 한 뒤 운전해 사망사고를 내는가 하면 외제 차를 훔쳐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붙잡히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국군의 날을 맞아 휴가 장병들의 일탈 행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는 등 군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2일 0시52분께 휴가를 나온 육군 상병 ㄱ(21)씨는 청주 서원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열쇠가 꼽혀 있는 폭스바겐 승용차를 훔쳐 달아났다. ㄱ씨는 수곡동에서 오토바이와 출동하는 사고를 낸 뒤 사직동과 우암동에서도 각각 택시를 들이받고 그대로 도망쳤다.
ㄱ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추격 끝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ㄱ씨는 면허취소 수치의 두배가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227% 상태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선 지난 1일 새벽 5시25분께는 청주 청원구 우암산 순환로에서 휴가를 나온 일병 ㄴ(20)씨가 운전하던 1톤 트럭이 길옆 표지판과 가로수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트럭 화물칸에 타고 있던 ㄴ일병의 중학교 후배 ㄱ(18)군이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면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트럭 보조석과 화물칸에 타고 있던 나머지 후배 7명도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ㄴ일병은 후배 고교생들과 전날 늦은 저녁에 만나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ㄴ일병은 아버지 트럭에 후배들을 태우고 우암산에 있는 수암골 전망대 야경을 보기 위해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채혈을 통해 음주 여부를 가리기로 하고 ㄴ일병을 헌병대에 인계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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