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전 기네스 시민공모전’ 통해 뽑힌 48개 이야기 실려
대전 중구 태평동의 김민섭(50)씨 집 한쪽에는 특별한 여행 가방이 하나 놓여 있다. 가방 안에는 1983년부터 30년 넘게 쓴 일기장 61권이 빼곡하다. 혹 불에 탈까봐 여행 가방에 보관할 만큼 일기는 소중하다. 김씨는 매일 일기를 쓴다. 그날의 날씨부터 사회의 이슈, 각종 통계까지 꼼꼼히 기록한다. 한 해의 마지막에는 그해 우리나라 10대 사건과 김씨의 10대 사건을 함께 적어둔다. 그는 소소한 일상의 기록이 쌓여 역사를 이룬다고 믿는다. 김씨는 “지난해 오늘 뭘 했는지 찾아 오늘과 비교하며 읽는다. 시간이 수백 년 흐르면 후손들이 내 기록을 읽으며 지금의 생활상을 알 수도 있을 거다. 그런 상상을 하면 즐겁다”고 했다. 평범한 61권의 기록이 특별한 이유다.
김씨의 일기처럼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대전의 ‘자랑거리’를 묶은 책 <대전 기네스북>이 이달 말께 나온다. 책에는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권투 체육관’, ‘108겹의 크루아상 식빵’, ‘대전 최초의 사회복지시설’ 등 대전시민의 특별한 48가지 이야기가 실린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 4월부터 2개월 동안 ‘2016 대전 기네스 시민공모전’을 열었다. 시는 공모전을 통해 △대전에서 발생한 최초의 사건·기록·시설물·인물 △대전에만 있거나 개인만이 보유한 자랑거리 △독특하고 별난 기네스 △대전지역 최고·최장·최다·최대·최소 등 83가지 이야기를 모았고, 그 가운데 48가지를 뽑았다.
뽑힌 사연은 다시 살 붙은 글로 모양새를 갖췄다. 책에 실리는 사연 가운데 30편은 카드뉴스로 만들어져 4일부터 대전시청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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