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병원 도착했을 당시 응급수술실 2곳이 모두 수술중
“어린이 중증 외상치료 의사 없어서”
“어린이 중증 외상치료 의사 없어서”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두살배기 남아가 종합병원 13곳에서 치료를 거부당한 뒤, 우여곡절 끝에 수술할 병원을 찾았지만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전북 전주시 반월동의 한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던 김아무개(2)군과 김군의 외할머니(72)가 후진하던 견인차량에 치여 전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응급 수술실 2곳이 모두 수술 중이어서 김군은 수술을 받지 못했다.
이 병원 의료진은 각 지역 대학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등 13곳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김군을 치료하겠다고 나선 병원은 없었다. 이날 김 군의 치료 요청을 받은 병원 중에는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라고 전국에 권역별로 설치된 권역외상센터 6곳도 포함됐다. 이들 병원 대부분은 어린이 중증 외상치료를 할 의사가 없다고 핑계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중앙응급의료센터의 도움으로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김군을 치료해주기로 했지만, 헬기로 이송된 김군은 수술 중 세 차례 심정지를 겪으며 다음날 오전 4시40분께 숨졌다. 중상을 입은 김군 외할머니는 사고가 발생한 30일 밤 11시께 처음에 찾은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당시 수술실이 없는 상황이어서 다른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병원마다 사정이 있어 김 군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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