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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 중국어선이 해경 고속단정 ‘박치기’ 침몰

등록 2016-10-09 16:45수정 2016-10-10 14:50

7일 소청도 해상서…정부, 중국에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 전해
해경, 31시간 동안 침몰사실 비공개…“안전처가 은폐지시’ 의혹도
안전처 “사실무근…직접조사에 장시간 소요돼” 해명
지난 6월 백령도 앞바다에서 해경이 불법 조업중인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있다. 해경 제공
지난 6월 백령도 앞바다에서 해경이 불법 조업중인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있다. 해경 제공
서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어선이 단속에 나선 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키고 달아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해경과 국민안전처는 이 사실을 하루 넘게 감추다 언론보도가 나온 뒤에야 공개했다. 국민안전처 고위층이 사건 은폐를 지시했다는 해경 쪽 주장까지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9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7일 오후 3시8분께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76㎞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100t급 중국 어선이 단속에 나선 인천해경 3005함 경비정 소속 4.5t급 고속단정 1척을 고의로 충돌한 뒤 도주했다. 충돌한 고속단정이 뒤집히자 조아무개(50·경위) 단정장이 침몰 직전 바다에 뛰어들어 다른 고속단정에 구조됐다. 나머지 특수기동대원 8명은 다른 중국 어선을 수색하던 중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동안 쇠파이프나 흉기를 이용해 위협하는 중국 선원들은 많았지만 어선을 이용한 ‘충돌 공격’으로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해경은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다 사건 발생 31시간 만인 8일 오후 10시20분께야 보도자료를 냈다. 국민안전처도 10분 뒤 비슷한 내용의 자료를 냈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한 언론이 관련 사실을 보도한 지 6시간이 지난 뒤다. 해경 쪽은 “사건 당일 보도자료를 만들어뒀는데 내부 사정으로 배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해경의 한 관계자는 “사건 발생 뒤 인천해경을 시작으로 중부해경, 해경본부, 국민안전처 장관, 국무총리, 청와대까지 보고가 됐다. 무슨 이유인지 국민안전처 고위층에서 ‘절대 외부에 나가면 안 된다. 공개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논란이 일자 국민안전처는 9일 오후 해명자료를 내어 “해경 관계자의 발언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정확한 사실확인을 위해 3005함을 인천서 전용부두에 입항시켜 해상특수기동대 경찰관과 영상자료 분석 등을 직접 조사하는 데 장시간이 소요됐다”는 해명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9일 중국 정부에 항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해경 단정 침몰 건이 발생한 데 대해, 9일 오후 외교부 동북아국 심의관이 주한중국대사관 총영사를 초치해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중국 쪽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쪽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 어선에 대한 지도·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도 이날 오전 주기충 한국 주재 중국대사관 부총영사를 불러 이번 사건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전국 해경서와 중국 해경국을 통해 해당 어선을 수배 조처했다. 이주성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검문검색에 불응하고 폭력적으로 저항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서는 그 동안 자제해 왔던 무기 사용을 적극 검토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박경만 기자, 이제훈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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