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앞 사거리에서 화물연대가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경찰이 감만부두 들머리를 지키고 있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10일 오전 10시30분께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앞 사거리에 모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이렇게 외쳤다. 화물연대가 정부의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폐기 등을 주장하며 이날부터 무기한 집단운송거부와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곳에는 부산·울산·경남·경북 등 영남지역 14개 지부 조합원 2000여명(경찰 추산 1700여명)이 참여해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감만부두 앞 사거리 근처에는 경찰 2000여명이 배치돼 있었다. 감만부두 왼쪽에는 물대포 차량도 보였다.
감만부두로 들어가는 컨테이너 운반 대형 트레일러 차량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화물연대의 한 조합원은 “평소 감만부두에 진입하는 차들이 줄지어 지나가는데, 파업 이후 차량의 이동량이 줄어든 듯하다”고 말했다.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화물연대의 펼침막도 도로 곳곳에 걸려 있었다. 파업 출정식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차량으로 보이는 대형 트레일러트럭도 도로 곳곳에 주차돼 있었다. 감만부두 근처 ㅈ주유소에서 일하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평소 오전 시간엔 7~8대의 대형 차량이 주유하는데, 이날 오전 내내 주유하러 온 대형 차량은 단 한대뿐”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부산 감만부두 앞 사거리와 부산 신항 삼거리,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등 3곳에서 동시에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박원호 화물연대 본부장은 이날 출정식에서 “4년 넘게 정부와 협상했지만, 정부는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으로 답했다. 방안이 시행되면 현재 화물노동자가 취급하는 물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생존을 위해 파업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출정식을 마친 뒤 조합원들은 부산 감만·자성대·신선대 부두와 부산 신항 등지에서 파업 선전전을 펼쳤다.
화물연대의 파업 첫날, 부산에선 눈에 띄는 물류 대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ㅊ운송업체의 한 관계자는 “하루 평균 12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의 화물 운송을 처리하고 있다. 현재까진 파업 영향이 없지만, 장기화하면 물류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화물연대의 파업에 따라 터미널 사이에 있는 울타리를 열어 부두 사이의 환적화물을 부두 안에서 대형 트럭(야드 트랙터)으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 11일부터는 55대의 군 수송차량을 지원받아 화물 수송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부산 신항에서 총파업 출정식 뒤 경찰의 질서유지선을 넘어와 물병을 던지는 등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조합원 박아무개(49)씨 등 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부산/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