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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함께 다녀오다 참변 당한 50·60대 퇴직자 부부들

등록 2016-10-14 17:59수정 2016-10-14 22:09

사망 10명 가운데 6명이 부부…형제부부 4명 중 1명만 생존
경찰 사고 운전자 구속영장 신청…타이어 파손, 졸음운전 등 다각 조사
13일 밤 경부고속도로에서 불이 나 완전히 타버린 관광버스. 울산/연합뉴스
13일 밤 경부고속도로에서 불이 나 완전히 타버린 관광버스. 울산/연합뉴스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사고 희생자 대부분은 같은 회사를 다니다 퇴직한 뒤 가족 등과 함께 중국 여행을 다녀오던 50∼60대였다. 특히 숨진 10명 가운데 6명은 3쌍의 부부이고, 형제 부부 4명 가운데 형 부부와 동생 부인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는 지난 13일 밤 10시11분께 울산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분기점에서 경주 나들목 쪽 500m 지점에서 일어났다. 기사 이아무개(48)씨가 몰던 울산 태화관광 소속 관광버스가 고속도로 확장공사를 위해 설치한 높이 1.2m, 폭 3m의 콘크리트 가림막을 들이받은 뒤 버스에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이씨와 관광 가이드, 승객 등 20명 가운데 10명이 숨지고 나머지 10명이 다쳤다.

피해자들은 모두 울산 한화케미칼을 다니다 퇴직한 50∼60대 노동자와 그들의 배우자, 지인이었다. 특히 숨진 10명 가운데 6명은 부부로 확인됐다. 일행 중엔 진아무개씨 형제 부부 4명도 포함됐는데, 동생(61)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고 형(72) 부부와 동생 부인 등 3명은 화를 피하지 못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탑승자 가운데 14명이 2011년과 2012년에 퇴사한 사원과 부인들로 파악됐다. 모두 1979년 6월 입사 동기들로 퇴직 뒤 정기적으로 친목모임을 가지며 우의를 다진 것으로 안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의 안타까움은 더 했다. 한 유족은 “30년 이상 교대근무로 밤낮 없이 일만 해오다 이제 좀 편히 쉬나 싶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 저승에 가서는 걱정근심 다 내려놓고 사고도 없는 곳에서 정말 편히 쉬었으면 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크고 작은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생존자들도 함께 빠져나오지 못한 일행들 생각에 “사고 장면이 떠올라 잠을 이룰 수 없다”며 몸서리를 쳤다. 이들 일행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의 유명 관광지 장자제를 여행한 뒤 대구공항에 내려 울산으로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차량이 전복되지도 않았는데 10명이나 되는 희생자가 발생한 건 차량 기름탱크에 불이 붙은 데다 유일한 문이 막혀 있던 때문이다. 사고를 조사 중인 울산 울주경찰서의 최익수 서장은 14일 “사고 버스가 콘크리트 가림막을 두 차례 들이받은 뒤 그대로 멈춰서는 바람에 차량 오른쪽에 있는 차 문이 가림막에 막혀 인명피해가 컸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버스가 콘크리트 가림막을 들이받으며 지나가면서 마찰열 때문에 앞바퀴 바로 뒤쪽 연료탱크에 불이 나 승객들의 탈출을 더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버스 운전기사 이씨의 과속·졸음운전, 타이어 파손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또 사고가 난 구간이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공사 중인 데다 도로 폭이 좁고 변경된 차로 구간이 많다는 점에서 고속도로 확장공사의 문제점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울산/신동명 김영동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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