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해마다 가을이면 가로수인 은행나무 열매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매를 수거하는 모습.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가 올해도 가로수인 은행나무 열매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주시는 가로수 5만7950그루(지난달 말 기준) 가운데 은행나무가 1만2126그루로 두 번째로 많고, 은행나무 중에서 열매를 맺는 암나무가 35%에 해당하는 4255그루를 차지한다고 18일 밝혔다. 전주시 가로수에서 가장 많은 수종은 느티나무로 1만5300여그루가 있고, 이팝나무 6800여그루, 벚나무 6700여그루, 단풍나무 5300여그루 등이다.
은행나무는 낭만적인 풍경을 보이지만 열매가 길바닥에 떨어지면 지독한 냄새와 함께 어지럽게 널려 있어 미관을 해친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은행 열매가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으로 오염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열매수거를 아예 기피하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은행 열매를 한곳에 모아두었다가 쓰레기봉투에 담아 폐기하고 있다. 완산구청과 덕진구청은 사다리차 1대씩을 갖춰 지난달 25일부터 한 달간 일정으로 가로수 은행 열매를 수거하고 있다. 해마다 4~5t가량이나 된다. 덕진구청은 인부 등 7명이 열매수거에 참여한다. 인부들은 은행 냄새가 진동하는데 열매가 높은 곳에 달려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더욱이 수거작업이 차량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해 신경을 쓰고 있다.
은행나무가 많은 가로수 주변 상인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시는 민원 발생 지역부터 은행 암나무에서 수나무로 단계적인 교체에 나서고 있다. 2014년에는 공구의거리에서 39그루를 교체했고, 올해에는 풍남문 주변 7그루를 다른 곳으로 옮겨 심는다. 시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면 86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시 관계자는 “시가 은행 열매를 자체 조사한 결과, 오염이 많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나 한번 박힌 인식이 바뀌지 않아 지금은 한곳에 모아 폐기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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