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의 한 폐교에 9년 전 들어선 독도 사진전시관. <연합뉴스>
“아름다운 섬 우리땅 독도, 알아야 지킨다.”
전남 곡성군 죽곡면 산골마을 폐교에 독도 사진전시관을 10년 가까이 운영한 김종권(64)씨의 지론이다. 사진작가 김씨는 2007년 7월 이곳에 독도 사진전시관을 열었다. 독도가 너무 멀어 가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함이다. 10월25일은 ‘독도의 날’이다. 이날은 고종황제가 1900년 대한제국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날을 기념하려 2010년 경술국치 100주년에 선포됐다.
1972년 산을 찍은 사진부터 우리나라 자연을 카메라에 담은 그가 독도를 처음 찍은 것은 1992년께다. 성인봉 모습을 담으려 울릉도를 찾았다가 우연히 본 독도에 매료됐다.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독도를 찾았고 30차례 이상 방문해 수만장의 독도 모습을 기록했다. 2007년 1월에는 돌풍이 부는 독도를 찍으려다 머리를 28바늘이나 꿰매야하는 사고를 입었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그는 폐교를 찾아 곡성 쪽에 자리를 잡았다. 운동장에는 잔디와 들꽃을 심었고, 전시관 들머리에는 직접 땅을 파고 시멘트로 메워 독도의 주요 지명을 새겨넣었다. 전시관에는 그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의 글, 그가 수집한 독도 관련 용품, 그리고 독도 사진 200여점이 있다.
많은 사진 중에서 그가 자랑하는 작품은 1992년 울릉도를 방문했을 때 찍은 본인 최초의 독도 사진이다. 수평선에 엄지손톱 만한 크기의 독도가 희미하게 보이는데, 우리나라 영토에서 독도가 보이는 거의 최초의 사진이기 때문이다.
“울릉도에서 희미하게나마 육안으로 보이는 저 섬이 독도입니다. 이 사진이 독도가 눈에 보이는 우리 땅임을 전 세계에 알린 최초의 사진일 것입니다.” 정부에서 2004년 독도 사진을 구하려다 이 사진을 발견하고 제공을 요청해 왔고, 외신기자들에게 배포해 독도가 한국 땅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우리 땅임을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 혼자 독도 사진전시관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지고 있는 많은 작품들을 모두 기증하려 하는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소장품들을 불태워버리고 싶은 충동도 느낍니다. 산중에 있어 접근성 문제도 있는 등 여건이 어렵지만 독도를 알릴 수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독도 사진을 무료 제공하겠습니다. 25일 독도의 날에도 전시관을 무료 개방할 것입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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