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문화재단 ‘집단해고’ 이번에도 “부당해고”

노동위원회 잇단 복직판정…법원도 무죄판결
고양시 ‘표적감사’ 진상규명 간부 ‘항명죄’ 씌워
재단 “행정소송 추진”…의회 “세금낭비 말라”

‘막말 파문’ 진상규명에 나섰다가 단체행동 주도·월권행위 등을 이유로 지난 2월 파면·해임된 경기도 고양문화재단 간부들이 법원의 무죄 판결에 이어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잇따라 원직복직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하겠다는 재단을 향해 중노위가 급기야 “세금을 낭비한다”고 비판했다.

24일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이사장 최성 고양시장)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중앙노동위(중노위)는 최근 김백기(50) 전 경영기획팀장이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징계가 정당하지 않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중노위는 특히 문화재단이 심문회의에서 행정소송 뜻을 밝히자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준사법기관인 노동위의 판정을 무시하고 강제이행금을 물면서까지 행정소송을 남발해 행정력과 세금을 낭비하려 한다”며 질타까지 했다.

경기도 지노위도 김웅가(46) 전 문화정책실장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해 ‘해고 사유가 안 된다’며 복직판정을 내렸다. 다른 해고자 2명은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지난달 9일 ‘막말 파문’ 진상규명 활동과 관련해 공동감금·강요,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해고 간부들 전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고양시는 2014년 12월 문화재단 간부들이 행정사무 감사를 준비하면서 시의원들을 ‘바보’라고 비하했다는 막말 파문이 터지자, ‘인적 쇄신’ 조처라며 간부 7명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재단 인사위원회는 4명을 해고하고, 거짓 제보자로 지목된 박아무개 본부장 등에 대한 징계는 정직 1~2개월에 그쳐 형평성을 잃은 ‘이상한 징계’라는 비판을 받았다(<한겨레> 2월25일치 14면). 박 본부장은 두 달 만에 원직에 복직해 경영관리본부장에 7년째 유임됐다.

고양문화재단의 행정소송 방침에 노동조합과 시의회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권기영 문화재단 노조 지부장은 “법원과 노동위 판정으로 고양시의 문화재단 감사와 징계가 잘못됐다는 것이 입증됐다. 질 게 뻔한 소송 대신 감사와 인사위를 다시 열어 잘못된 징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련(정의당) 고양시의원은 “달에는 눈감고 손가락만 엄벌한 납득하기 힘들었던 조처의 당연한 귀결이다. 근거도 없이 감정적으로 직원들을 해고하고 재판비용으로 또다시 수억원을 낭비하려는 것은 문화재단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양문화재단은 2010년에도 직원 5명을 부당해고하는 등 두 번씩이나 노동위의 복직판정에 맞서 행정소송을 냈다가 모두 패소해 소송비용과 강제이행금, 체불임금 등 4억여원의 세금을 낭비한 바 있다.

박경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