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6시께 부산 동구에 있는 부산역 광장에서는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태 박근혜 대통령 하야’ 등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부산 시민들 “박근혜 하야, 물대포 사죄” 한목소리
최순실씨 국정 농단 의혹에 화난 부산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29일 오후 6시께 부산 동구에 있는 부산역 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열렸다.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태 박근혜 하야’ 등 구호를 외쳤다.
이윤경 민주노총 부산본부 교육선전국장은 “부산역 앞으로 길을 가던 시민들도 추모대회에 모여 ‘박근혜 하야’를 함께 외쳤다.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내용의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참여한 학생도 보였고, 수녀들도 ‘물대포 사죄, 박근혜 하야’라고 한목소리를 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부산 중구 광복로 패션거리에서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거부하며 파업 중인 전국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조합원과 대학생 등 500여명이 모여 ‘국정 농단 사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 ‘나와라 최순실’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으로 이미 박근혜 정권은 정당성을 잃었다. 박 대통령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광복로와 부산근대역사관 등 1.5㎞ 구간의 거리행진을 했다. 전국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는 31일 오후 4시께 부산역 광장에서 ‘정부, 전경련,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의혹 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와 거리행진을 할 예정이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광주 금남로에서도 “박근혜 하야” 촉구
29일 광주 금남로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박근혜 하야 촉구‘ 팻말을 들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29일 광주광역시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렸다.
민주주의 광주행동 등 시민·진보단체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농단 박근혜 퇴진 촉구’ 집회를 열어 최근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했다. 시민들은 이날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알려진 최순실의 얼굴 가면에 꼭두각시처럼 있는 박 대통령의 모습을 표현한 인형 모형을 들고 나와 분노감을 표출했다.
29일 광주 금남로 집회에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 꼭두각시 인형 모형.
시민들은 “최순실이라는 개인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의 결단 뿐임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진보단체들은 ‘박근혜 하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왔다. 이들은 “대통령 스스로 국가 시스템을 파괴하고 통치권한을 최순실에게 넘긴 것이 밝혀진 상황에서 유일한 해결책은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5·18민주광장을 출발해 금남로를 따라 양동시장까지 약 4㎞ 정도를 행진했다. 장헌권 목사는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한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분노감이 내재된 탓인지 우리가 거리행진할 때 많은 시민들이 박수도 치면서 응원해주는 것이 이전 집회 때와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장헌권·김승식·김용재씨 제공
울산 시민들 “87년 노동자 대투쟁 때처럼 박근혜 하야 위해 싸워 나가자”
울산시민 총궐기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에 의해 꼭두각시처럼 조종되는 것을 풍자하는 행위극이 선보였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풀뿌리주민연대 등 울산지역 시민사회·노동·정치단체들로 꾸려진 ‘2016 민중총궐기 울산조직위원회’는 29일 오후 4시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울산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조직위 지도부와 윤종오 국회의원(무소속)을 비롯해 시민·노동자·학생 등 1000여명(경찰 추산 800여명)이 참가했다.
조직위는 대회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위임해 준 권력을 최순실 개인이 사유화하도록 했다. 국가의 공적 시스템을 무너뜨려 국정이 붕괴한 상황이다. 박근혜 정권은 폐업 신고하고, 박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4·13 총선에서 국민은 회초리를 들어 여소야대를 만들었다. 이제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 내년 대통령 선거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정권을 바꿔야 한다. 박근혜 정권을 응징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책임져야 한다. 이제 정국이 혼란스럽다며 박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묵살하려 한다면 그들은 국민을 반대하는 세력이다”라고 주장했다.
궐기대회에서 울산청년학생실천단은 단상에 올라 “공권력이 최순실에 의해 농단됐다는 사실에 국민이 느낀 배신감과 허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에 우리 청년학생들은 (박근혜 하야 투쟁을 위해) 펜과 책을 놓고 깃발을 들겠다”고 외쳤다. 이들 대학생은 집회장에서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에 의해 꼭두각시처럼 조종되는 것을 풍자하는 행위극도 벌였다.
윤종오 의원은 “대한민국호가 세월호보다도 더 깊은 수렁으로 침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민주주의가 유린당하고 국가가 수렁에 빠질 때마다 청년·학생·노동자·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해 역사를 바꿔왔듯이 이제 우리가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고 했다. 조직위는 이날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87년 노동자 항쟁의 큰 물결을 이끌었던 울산의 노동자와 시민들은 오늘 총궐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함께 싸워나가고, 11월12일 서울 민중 총궐기에 동참하며, 국민주권을 회복하고 나라가 바로 설 때까지 힘차게 싸워나갈 것”을 다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 발표 뒤 시내 현대백화점까지 왕복 2㎞ 구간의 거리행진을 벌인 뒤 해산했다.
울산시민 총궐기대회 참가자들은 87년 노동자 항쟁의 큰 물결을 이끌었듯이 이날 총궐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함께 싸워나가고, 11월12일 서울민중총궐기에 동참할 것을 결의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울산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선 울산시민사회단체연대 주최로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강연회가 열렸다. 박 시장은 이날 ‘주권재민, 시민이 주인이다’를 주제로 한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지금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할 일이, 황당하고 허탈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 국가 위상이 흔들리고 국가 지도자가 공백에 놓였다”며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관해 간략히 언급했다. 박 시장은 내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만 대답했다.
울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충북지역 대학생·교수들 “꼭두각시 대통령은 물러나라”
“우주의 기운을 담아 꼭두각시 대통령은 물러나라.”
충북지역 대학가를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대자보, 시국선언 등이 잇따르고 있다. 충북대 사회학과 학생 25명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대학에 게시했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한 국가의, 국민의 주권이 무참히 유린당한 상황에서 우리는 박근혜와 청와대 수뇌부, 묵과한 정치권의 퇴진을 촉구한다. 더는 그들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자보에선 “국정농단, 민생파탄, 민주주의 파괴, 박근혜-최순실 정부는 책임지고 퇴진하라. 11월12일 민중 총궐기에 함께할 충북대 학우를 찾는다”고 밝혔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시국선언 찬반 투표를 하고 있으며, 다음 달 1일부터 학생회별로 시국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원대, 꽃동네현도복지대 등도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교수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청주대 지부는 지난 26일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은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우리 국민을 한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있다. 대통령은 자신이 국민의 신임을 다시 얻기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 때 보통 스스로 하야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이 나라에 산다는 것이 슬프고 부끄럽게 느끼도록 했다. 이제 더는 긴 말이 필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하야하든지, 그것이 초래할 혼란이 우려된다면 국회가 천거한 신망 있는 인사를 총리로 임명해 국정을 일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6일 정의당·민중연합당 충북도당 등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성명을 냈다. 이날 청주 성안길 입구 차 없는 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를 열었던 민중 총궐기 충북위원회는 다음 달 3일, 10일 이곳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국정농단에 성난 전북시민들, 거리로 나서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에 분노한 전북 전주 시민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오후 전북 전주시 도심인 세이브존 앞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 주최로 노동자들의 비상시국행동이 열린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세이브존→오거리광장→차없는도로→객사→팔달로→경기전 구간(1.5㎞)에 걸쳐 가두행진을 벌인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강문식 교육선전부장은 “이제 시작일 뿐으로, 박근혜 퇴진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당성 없는 12·28 위안부 합의, 국정교과서 추진, 노동계약 등을 무효화하고 제대로 원상복귀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저녁에는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집회가 열린다. ‘박근혜정권퇴진 전북시국회의’ 임시상황실 채민 활동가는 “31일에는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현 시국을 알리고,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종전의 집회 중심 보다는 캠페인을 벌이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8일 저녁에는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열고 ‘퇴진 박근혜’, ‘해체 새누리당’을 외치며 새누리당 전북도당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제주에서도 성난 촛불들 모여 ‘박근혜 하야’ 외쳐
29일 저녁 7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제주지역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제주지역에서도 29일 저녁 7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앞에서 민중총궐기 제주위원회가 주최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가한 300여명의 시민 가운데는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벌여온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들도 보였다. 참가자들은 ‘#나와라 최순실 #하야해 박근혜’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규탄했다.
집회에서는 이날 결혼식 때문에 참가하지 못한 한 시민이 주최 쪽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떡을 나눠줘 박수갈채가 쏟아지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부장원 민주노총 제주본부 조직국장은 “일개 개인에게 국가운영을 마음대로 넘겼다”며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다. 고명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대한민국은 상실의 시대, 혼용무도의 시대다. 촛불이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며 “촛불이 제주에서 시작해 청와대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자신을 제주시 화북동 시민이라고 소개한 장정인씨는 “영혼없는 녹화 사과방송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주변 상가를 돌며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관련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