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해안면에 조성된 시래기 덕장. 양구군청 제공
접경지역 최북단 민통선 이북마을이 시래기로 재미를 보고 있다.
강원 양구군은 올해 해안면 260여 농가가 550㏊에서 생산한 시래기 매출이 11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2014년 120여 농가가 200㏊에서 매출 46억원을 낸 것에 견주면 2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27일에는 홈쇼핑 채널 <홈&쇼핑>을 통해 양구 펀치볼 시래기 상품(250g·20팩) 2500세트가 30분 만에 모두 팔려 매출 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펀치볼’로 불리는 해안면은 해발 1100m에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 일교차가 커 전통방식으로 시래기를 건조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게다가 펀치볼 시래기는 무를 팔고 남은 무청이 아니라 시래기 전용 품종이어서 부드럽고, 비타민·칼슘 등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농번기가 끝난 10월 말께 수확해 겨울철 내내 시래기 덕장에서 건조작업을 거치면서 농한기 새 소득원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래기는 해안면 관광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마땅한 관광상품이 없던 해안면 주민들은 펀치볼 시래기가 명성을 얻자 해마다 10월 말께 해안면 시래기 덕장 주변에서 ‘디엠제트 펀치볼 시래기 축제’를 열어 농산물 판매 등 가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올해 축제는 지난 29~30일 열렸다.
이호선 양구군청 향토산업담당은 “앞으로 시래기 2~3기작 재배 모형을 개발해 겨울뿐 아니라 연중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펀치볼 시래기의 맛과 품질이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해 농업인의 소득과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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