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현직 교육감들을 만나 교육 정책 전반을 묻고 답한 교육대담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경기도 교육의원을 세 차례 지낸 최창의(55)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는 2015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6개월 동안 17명의 현직 교육감들을 만나 최근 <교육대담>(살림터)이란 책을 펴냈다. 그동안 월간 <개똥이네 집>에 연재한 글을 묶은 것이다.
263쪽 분량의 책에는 전국 교육감들이 꿈꾸고 그려 가는 교육 철학과 비전, 정책들을 한 눈에 파악하고 특성과 장·단점을 살펴볼 수 있다. 중간중간에 교육감들의 어릴 적 추억, 평교사 시절 이야기, 인간적인 고뇌도 솔직하게 담겨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최 대표는 “2014년 교육감 선거 결과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교육 변화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교육감마다 정치적인 견해 차이는 있어도 교육 정책만큼은 하나같이 변화를 추구하고 개혁적 입장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담에서 우동기 대구시육감은 “(자신의) 정치성향은 보수이지만 교육 정책은 진보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 학생들한테 바람직하다면 정치적 견해나 가치관과 상관없이 정책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 어린이집 무상보육비 미편성 등 쟁점이 된 교육 문제에 대한 교육감들의 허심탄회한 목소리도 실려있다. 박종훈 경남도육감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으로 교육력 손실이 5조원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무상급식비 분담 방식은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합의한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교육감들은 현재의 시험 점수 따기, 대학입시 중심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과정을 다시 짜고 수업을 바꾸는 데 역점을 두면서 학교가 변화의 출발이자 완성이라는 관점으로 교육혁신에 나서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교육감들이 추구하는 지방교육자치가 교육부의 막강한 권한과 충돌하는 현실은 한계로 지적됐다. 최 대표는 “교육부가 시책을 전국에 획일적으로 펼치려 들 때 불협화음과 부조화가 발생한다”며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대담에서 김승환 전북도육감은 정부가 어린이집 무상보육비 편성을 끝내 거부한 것은 “현 정부가 지방교육재정을 파탄내고 지방교육자치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교육부가 아직도 중요 사안과 예산을 중앙집권 방식으로 지시하고 집행을 강요하는 상황에 대해 교육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불만스러워한다”며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와 지방교육자치의 자율성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전교조 해직 교사를 거쳐 2002년부터 12년 동안 경기도의회 경기교육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4년 경기도교육감 경선에 출마한 바 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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