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0시30분 광주시 북구 임동 무등경기장 앞 빈터에서 광주지역 택시노동자 60여명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빠앙~”
30여초 동안 경적이 울렸다. 6일 오전 10시48분 광주시 북구 임동 무등경기장 건너편 빈터에 모인 택시 노동자 60여명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경적시위를 했다. 26년째 택시 노동자로 일해온 황인주(60)씨는 “새벽 5시부터 일을 하다가 동참하러 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터지고 보니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최소한 국회에서 추천한 총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민들이 더욱 거세게 퇴진을 요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광주본부와 광주지역 택시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6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정문에서 시국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무능 부패 국정농단을 책임지고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내용을 담은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정농단 사태는 최순실이라는 한 사이비 무속인의 문제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국민 무시와 무능함, 새누리당의 은폐 행위 때문”이라며 “무릎 꿇고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인사교체로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하고 있다. 80년 광주항쟁의 촉발점이 됐던 차량시위의 정신을 계승해 박근혜 정권의 하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무등경기장 앞 빈터에 세워진 5.18민주화운동 사적비.
이들은 선언문 낭독 이후 경적시위를 하는 것으로 집회를 마쳤다. 이날 택시 노동자들이 차량경적시위를 연 무등경기장 앞은 5·18민주화운동 사적지이다. 80년 5월20일 5·18항쟁 당시 택시 기사 등 운전기사들이 200여대의 자동차를 몰고 전조등을 켜고 무등경기장을 출발해 금남로까지 운행한 차량시위는 당시 항쟁에 큰 힘이 됐다. 이날 택시 노동자들은 애초 금남로 옛 광주은행 사거리까지 차를 몰고 가기리로 했던 계획을 변경해 경적시위를 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