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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박근혜 퇴진”…28년만의 데자뷔

등록 2016-11-08 17:12수정 2016-11-08 18:04

8일 교수들 시국선언…학생들 “하야 요구” 8일 만에
1988년 부정입학 등 비리 터져 ‘박근혜 이사장’ 사퇴
8일 낮 12시 경북 경산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영남대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8일 낮 12시 경북 경산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영남대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988년 11월2일 영남대 교수와 학생들은 당시 재단 이사장이던 박근혜 대통령을 영남대에서 몰아냈다. 이후 28년 동안 영남대에서는 교수와 학생들의 큰 집단 행동은 없었다. 그런데 8일 영남대 교수들이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학생들과 함께 교내 행진을 했다.

영남대 교수들은 8일 낮 12시 경북 경산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주형일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시국선언문에서 “우리 모두가 애써 지켜온 헌정 질서가 무너졌고 나라와 국민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최순실 일당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사유화했으며 국민이 맡긴 권력을 스스로 버렸고 책임을 망각했다. 참으로 경악스럽고 참담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통치 능력을 상실했다. 국가의 위기를 관리해야 할 대통령이 이제 국가의 위기 자체가 됐다. 이 모든 사태의 출발이자 원인인 대통령은 즉각 하야해야 한다. 또 여야의 양심적 정치인과 시민사회 대표들로 거국 중립 내각을 구성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과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8일 낮 12시 경북 경산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영남대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하자 주변에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8일 낮 12시 경북 경산 영남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영남대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하자 주변에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이날 발표한 시국선언문에는 교수 170명이 서명했다. 기자회견에는 교수 50여명이 나왔다. 시국선언을 하는 교수들을 보고 지나가던 학생 300여명이 모여들었다. 시국선언이 끝나자 교수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는 해체하라’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중앙도서관에서 천마로 시계탑까지 200m를 행진했다. 학생 200여명이 교수들의 뒤를 따랐다.

학생 이재영(25·산림자원학과)씨는 “이런 거 한 번 해야 대학생이고, 불의를 보고 저항해야 지식인이다. 공무원 되려고, 취업하려고 대학 다니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남대는 1967년 12월 박정희 정권이 대구대와 청구대를 합병해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1980년 4월부터 영남대 학교법인 영남학원 이사장과 이사를 하며 영남대를 실질적으로 관리했다. 이후 부정입학과 교비 횡령 등 학내 비리 사건이 터져 교수와 학생들이 이사회 퇴진 시위를 벌였다. 결국 박 대통령은 1988년 11월 이사에서 사퇴했다.

8일 낮 12시30분 영남대 교수와 학생들이 경북 경산 영남대 천마로를 행진하며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8일 낮 12시30분 영남대 교수와 학생들이 경북 경산 영남대 천마로를 행진하며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영남대가 다시 박 대통령의 손에 들어간 것은 이명박 정부 때였다. 2009년 6월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박 대통령에게 이사 4명(전체 7명)의 추천권을 줬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외출 교수(새마을국제개발학과)는 얼마 전까지 대외협력부총장과 박정희새마을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영남학원 정관 제1조에는 2011년 5월까지 ‘이 법인은 대한민국 교육이념과 교주 박정희 선생의 창학정신에 입각하여 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이승렬 교수는 “학생들이 먼저 시국선언을 하는 것을 보고 좀 부끄러움을 느꼈다. 다른 교수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많은 교수들께서 참여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영남대 학생들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경북 경산시 영남대 정문 앞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학생들은 시국선언에서 “청와대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은 박근혜에게 국정운영을 하라고 청와대를 빌려준 것이지, 가당찮은 무리들의 사익을 챙기는 회사를 차리라 빌려준 것이 아니다. 더 이상 청와대를 불법 점거하지 말라”라고 요구했다. 영남대에서는 교수회와 학생회가 시국선언에 나서지 않자 교수와 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했다.

경산/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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