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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세상을 보는 설치작품, 상처를 보듬는 한국화

등록 2016-11-08 17:24수정 2016-11-08 17:34

양충모 작가는 쓰레기 재해석한 설치작품
권경태 작가는 심신 달래주는 실경산수 선봬
세월호의 절규를 고민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충격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는 두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대전의 중견작가 양충모 선생이 쓰레기를 재해석해 인간의 욕망을 풍자한 ‘양충모전-삶의 찌꺼기에서 태어난 오브제들’이 다음달 3일까지 대전 충무로 미룸갤러리에서 열린다. 양 작가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인 삶, 죽음, 시간, 오류, 권력을 재해석해 입체 미술의 전형을 깬 작품 8점을 선보였다.

양충모 작품 ‘모든 것에 대한 재해석’. 양충모씨 제공
양충모 작품 ‘모든 것에 대한 재해석’. 양충모씨 제공
쓰레기장에서 찾아낸 개 머리뼈, 의자, 소변기, 철근 등을 활용한 그의 설치작품들은 관객들이 소품의 애초 기능들을 연상하고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이끈다. 김희정 미룸갤러리 대표는 “양충모는 의식주에서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들을 마음으로 품어 생명을 주고 다른 속성들을 결합해 창작한다. 자본과 손잡지 않고 오롯이 예술의 길을 걷는 그의 예술에 대한 진정성이 작품에 살아 있다”고 밝혔다.

갤러리 거실에 자리 잡은 ‘사월의 절규’가 눈길을 끈다. 세월호 참사로 죽거나 실종된 304명을 작품으로 환생시켰다. 그는 침몰하는 배를 생중계로 보며 느낀 고통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그는 “생명을 위해 존재해야 할 권력이 기묘하고 부조리한 돈의 욕심으로 변질해 304명이 희생됐다”고 해석했다. 작품 ‘하얀 왕국’은 사람을 편하게 해주려고 만들어진 의자가 쓰레기가 됐다가 작가에 의해 거듭났다. ‘하얀 왕국’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모순을 풍자했다. 그는 “체 게바라가 말한 ‘가슴으로는 불가능한 꿈을 꾸는 리얼리스트’가 되려고 30여년을 작업했다. 이번 작품들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몸짓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경태 작가는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한국화로 시민을 찾는다. 권 작가는 15일까지 세종시 어진동 청암프레스센터 5층 청암아트홀에서 개관 기념 초대전을 연다. 그의 작품은 그림을 감상하기보다는 기행문을 읽는 것처럼 관객을 빨아들인다. 작가가 금강산을 비롯해 강원도 태백, 제주까지 직접 다니며 눈과 가슴에 담은 실경산수이기 때문이다.

권경태 작품 ‘갑사계류’. 권경태씨 제공
권경태 작품 ‘갑사계류’. 권경태씨 제공
차는 숨을 이기지 못해 허리 숙이고 겨우 고개에 올랐다가 연봉과 소나무, 그 사이를 흐르는 운해와 마주쳤을 때의 감동이 먹물에 고스란하다. 가지 하나 더 그리면 균형 잡히련만 그림 속 소나무는 조금 부족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김현정 동양미술평론가는 “그가 그린 자연은 상상 속 세상이 아니라 체험이며, 심미·삶은 물론 인격마저 존재하는 공간”이라고 평했다. 권 작가는 “자연은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한다. 제 그림이 최순실 국정농단 등으로 입은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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