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부산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집회를 하고 있다. 주최 쪽은 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했고, 경찰은 7000여명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동 기자
“박근혜는 내려와라! 퇴진하라!”
12일 저녁 7시40분께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 모인 부산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1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꾸린 ‘박근혜 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부산운동분부)의 ‘박근혜 하야 시국집회’에는 부산 시민들이 구름같이 몰려있었다. 부산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많이 참여해줬다. 1만명까지 세다가 포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7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앞서 부산민예총은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가량 시국 문화제를 열었다. 시민 3000여명이 공연을 감상했다. 이후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은 불어났고, 쥬디스태화백화점 근처는 사람으로 가득 찼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촛불을 들거나, ‘박근혜 하야’ ‘이게 나라냐’는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집회 장소 근처에서는 한 정당이 ‘박근혜 아웃’이라는 글이 적힌 초록색 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시민들은 줄을 서서 풍선을 받은 뒤 시국집회 장소로 향했다.
12일 저녁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부산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집회를 하고 있다. 주최 쪽은 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했고, 경찰은 7000여명이라고 주장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시민들은 함성을 외치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대학생 김아무개(23)씨는 “국정농단의 책임을 져야 할 박 대통령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 지 궁금할 정도다. 아르바이트 시간 때문에 서울 광화문 집회에 가지 못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아이를 안고 집회에 참여한 이지희(38)씨는 “민주주의가 짓밟혔는데, 변한 것이 없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돼 나왔다. 아이들에게는 희망찬 미래를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일(62)씨도 “지난 대선 때 1번을 찍었는데, 정말 후회하고 있다. 국정이 한 민간인의 손에 좌우됐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2일 저녁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부산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집회를 하고 있다. 주최 쪽은 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했고, 경찰은 7000여명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동 기자
시민들은 이날 8시10분께 집회를 마친 뒤 쥬디스태화백화점~서면로터리~서면엔시백화점~광무교~아이온시티~서면로터리~천우장까지 2.9㎞ 구간 거리행진을 했다. 부산운동본부는 박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날마다 저녁 7시30분께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시국집회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정역 앞에서도 나날이 박 대통령 퇴진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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