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바친 소중한 가치 지켜나갈것” ‘의인’ 해경 특공대원 눈물의 영결식

동해해경 김형욱 경위, 박권병 경장
지난 8일 고립 노동자 구하다 숨져
1계급 특진 추서…대전 현충원 안장

14일 강원 삼척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 특공대운동장에서 해경 특공대 김형욱(38) 경위와 박권병(30) 경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동해해경 제공

“당신들이 목숨 바쳐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가치들은 이제 우리가 지켜나가겠습니다.”

지난 8일 강원 삼척 근덕면 초곡항 주변에서 고립된 노동자들을 구조하다 순직한 해경 특공대 김형욱(38) 경위와 박권병(30) 경장의 영결식이 14일 동해해경 특공대운동장에서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으로 엄수됐다.

박찬현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조사에서 “해양경찰이라는 강한 자부심과 성실하고 투철한 애국심으로 국민을 위해 헌신해 온 그대들이 이제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게 돼 비통함과 애통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희생정신은 우리 해양경찰에게 오랜 귀감으로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최광근 경사는 고별사에서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따뜻한 동료였던 당신들과 인연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당신들이 남기고 간 것이 슬픔과 눈물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당신들이 보여준 헌신과 기백을 본받아 우리도 사명을 다하겠다”고 눈물을 훔쳤다.

1시간 정도 진행된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 행렬은 고인들의 근무지였던 특공대에서 노제를 지내고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했다. 해경은 고인들에게 1계급 특진 추서했다.

김 경위와 박 경장은 지난 8일 오후 삼척 초곡항 인근 공사현장 갯바위에서 노동자 4명이 고립되고 1명이 바다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대원들은 노동자 4명을 구출했지만, 두 사람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김 경위는 2002년 4월 해경에 임용됐으며 다섯살 난 딸과 두살 난 아들을 두고 있다. 부인도 동해해경에 근무하는 등 부부가 동해안 경비를 책임지는 부부경찰관이다. 박 경장은 임신 7개월의 부인과 세 살배기 딸을 두고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2012년 3월 해경에 임용된 박 순경은 인천해경 312함에서 4년간 근무하며 중국 불법 조업 어선 단속 업무를 하다 지난 2월부터 동해해경 특공대로 발령받아 근무해왔다.

박수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