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누리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선특검 후탄핵’ 주장 밝혀
“최순실 몰랐다”, “박 대통령 세월호 7시간 검찰 수사하는 게 맞아”
유승민 의원이 16일 오전 대구 수성구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벽에 2012년 대선 때 ‘준비된 여성대통령 박근혜’ 선거운동 사진이 붙어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법 절차(특검)에 따라서 (대통령) 탄핵 사유 발견되면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 된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16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10시30분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별검사 수사에서 대통령이 직무 수행하면서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다는 대통령의 범죄사실이 드러나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렇게 대통령 선거가 앞당겨지는 것이 헌정의 중단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헌정 중단이 아니라 법에 따라서 불법을 심판하고 새 정부 만드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 탄핵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자 ‘선특검 후탄핵’ 주장을 밝힌 것이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새누리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청와대에 종속됐다. 대통령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단을 내리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당 지도부가 대통령에게 맹종하는 것을 보면서 한번이라도 국가와 당에 충성을 해달라는 말씀을 드린다. 당이 사라질 위기인데 당은 지금도 청와대만 바라보고 지시만 기다리고 맹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청와대의 검찰 조사 버티기에 대해 “변호인 선임하고 검찰 수사를 차일피일 연기하는 것은 국민들의 분노만 더 살 뿐이다. 최순실 공소장 제출 후 그걸 보고 검찰 수사 받겠다는 생각이라면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검찰도 협조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7시간’ 에 대해 “나도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검찰이 수사해서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원조 친박’이었던 유 의원은 자신도 그동안 최순실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서서 당에서 유일하게 할 말 다 한 사람이다. 이후 제가 총선과정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잘 아실 것이다. 지금에 와서 최순실을 알았다. 제가 만약 최순실이 대통령 뒤에서 국정농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박 대통령 당선에 책임이 있다며 사과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믿고 뽑아주신 시·도민께서 느꼈을 수치심, 자괴감, 배신감 그걸 생각하면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다. 박근혜 정부 탄생에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대구·경북 국회의원으로서,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