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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피고 재심서 무죄

등록 2016-11-17 15:02수정 2016-11-17 15:19

광주고법 “허위자백 가능성 매우 높아” 16년만에 무죄 선고
10년 옥살이한 최씨 “아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 돼 좋아”
진범 논란이 인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재심에서 16년 전 진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시민이 끝내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재판장 노경필)는 17일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혐의로 기소된 최아무개(32)씨의 재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는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검찰 수사과정에서 재심청구인 최씨가 범행을 자백했으나, 범행에 사용한 흉기의 출처·사후처리에 있어 자백내용의 객관적 합리성이 없고, 자백동기와 경위도 쉽게 수긍하기 어려우며, 검사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혈흔반응의 부재, 당시 현장에 있었던 흉기 출처인 다방 주방종업원의 진술 등)과 비교하더라도 허위자백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0여년 전 재판에서도 (재판부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임했을 것이나, 결과적으로 재심청구인이 한 자백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세심한 배려와 충분한 숙고가 필요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출소하고 무슨 일을 하려 할 때마다 붙어다닌 살인 꼬리표 때문에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아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돼서 좋다. (진범을 찾아낸) 황상만 반장님과 재심을 도와준 박준영 변호사 등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2000년 8월10일 오전 2시께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근처에서 택시기사 유아무개(당시 42)씨가 자신이 몰던 차량의 운전석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익산경찰서는 사건발생 사흘 뒤 최초 목격자이자 근처 다방에서 오토바이 배달을 하던 최(당시 16)씨를 범인으로 붙잡았다. 경찰은 최씨가 택시 앞을 지나다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어 오토바이 공구함에 있던 흉기로 유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최씨가 사건 당시 입은 옷과 신발에서 어떤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최씨는 1심에서 징역 15년,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뒤 상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3월 군산경찰서는 택시강도 미제사건 수사 도중, 이 사건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접하고 용의자 김아무개씨를 붙잡아 자백을 받았지만 진술 번복 등을 이유로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다.

2010년 출소한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고법은 지난해 6월 가혹행위와 새 증거 확보를 들어 재심개시 결정을 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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