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상모동 민족중흥관 전시실 로비에 비치된 홀로그램 영상 시설 위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비치고 있다. 구미/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년을 맞는 내년에 기념사업으로 모두 5억5000만원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기념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해온 시민단체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구미시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에 내년에만 모두 8건에 걸쳐 5억5000만원을 예산에서 쓰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확정된 기념사업은 △기념연극 제작(6000만원) △기념동산 조성(1억5000만원) △기념사진 전시회(9000만원) △교향악단 초청공연(8000만원) △산업화 주역 인사 초청 투어 및 강연(3000만원) △뮤지컬 초청 공연(5000만원) △기념 도록 제작(9000만원) △전직 대통령 고향도시 협의회 구성(비예산 사업) 등이다.
지난 16일 경북 구미상공회의소 3층 회의실에서 열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구미시민추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이 기념사업을 확정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구미시 제공
이 사업에는 모두 구미시 예산이 쓰인다.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구미시민추진위원회는 지난 16일 구미상공회의소 3층 회의실에서 전체 회의를 열어 이런 기념사업을 하기로 확정했다. 구미시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남유진 구미시장이 맡고 있다.
구미시는 이와는 별도로 경북도,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과 함께 내년에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 △박정희 재조명 학술대회 △박정희 기념음악회 등 3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3개 기념사업에는 모두 5억4000만원이 들어간다. 구미시는 올해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우표 및 메달 발행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탁본집 제작 및 전시회 등 2개 사업에 3억원을 썼다.
최인혁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은 “확정된 기념사업 내용을 보니 우려했던 대로 우상화·미화의 의도가 엿보인다. 구미 경제도 어려운데 그렇게 많은 돈을 기념사업에 써야하는지 의문이다. 시민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기념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일부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100주년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 역지사지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많이 도와 달라. 역대 대통령의 100주년이 되면 우리도 박수 치며 축하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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