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야당·무소속 지방의원들이 18일 오후 3시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대구의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보수적인 대구에서 주민들로부터 표를 얻어야 하는 지방의원들이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의 지방의원 19명은 18일 오후 3시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시국선언에서 “헌법이 부정당했다. 대구 시민들도 울분을 토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80%가 넘는 표를 박 대통령에게 몰아줬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러한 대구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대구 시민들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한을 대통령은 스스로 걷어찼다. 분노한 수천명의 대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국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 지방의원들 대구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박 대통령 퇴진, 검찰의 진실 규명, 국정농단 관련자들의 강력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지방의원들이 시국선언을 하자 길을 지나가던 젊은 사람 30여명이 이를 지켜보다 박수를 쳤다. 하지만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박근혜 대통령이 왜 퇴진하느냐”고 고함을 치고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자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보던 장태수 의원은 “방금 저 분의 생각도 우리는 존중한다. 하지만 대구에서도 박근혜 정부가 이제는 더 안 되겠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 목소리는 우리에게 절대 가볍지 않은 목소리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대구시의회 김혜정 의원, 대구 중구의회 신범식 의원, 대구 동구의회 김원재·노남옥(이상 민주당) 의원, 대구 서구의회 장태수(정의당)·오세광(민주당) 의원, 대구 북구의회 이영재(정의당)·이헌태·장윤영(이상 민주당) 의원, 대구 수성구의회 김성년(정의당)·강민구·김희섭·정애향(이상 민주장)·박원식(무소속) 의원, 대구 달서구의회 이유경·김성태·김귀화·박병주·홍복조(이상 민주당) 의원 등 19명이 참여했다. 정당별로 보면 더민주 15명, 정의당 3명, 무소속 1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원식 의원을 제외한 18명이 나왔다. 대구의 전체 지방의원은 146명(광역 30·기초 116)인데, 대부분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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