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3시48분께 대구 중구 공평동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반대 집회에서 비가 내리자 참석자들이 황급히 자리를 뜨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박근혜) 대통령 만세.”
18일 오후 3시48분 대구 중구 공평동 2·28기념중앙공원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이렇게 외쳤다. 행사장 앞에는 ‘대통령 하야 반대’라고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모여있는 400여명은 대부분 70대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들이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오후 2시부터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대구연합회’가 ‘국가 안보! 대통령 하야 반대! 국민대회’라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 한 쪽에서는 누군가가 ‘대통령 통치에 국민은 협조하라’는 전단을 나눠줬다.
이날 집회는 원래 오후 4시에 성명서를 읽고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후 3시30분부터 갑자기 비가 내리자 사람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당황한 사회자는 나가는 사람들과 함께 ‘대통령 만세’를 외치고 “비가 와서 성명서는 생략한다”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들이 빠져 나간 자리에는 비에 젖어 읽지 못한 성명서가 남아 있었다. 성명서 제목은 ‘야당과 좌파의 민중혁명 음모를 규탄한다’였다. 성명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는 대통령의 하야를 반대한다. 대통령의 죄과가 객관적으로도 확인되기도 전에 언론 보도만 갖고 인민 재판하는 것을 반대한다. 지금 하야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오고 그 결과는 좌파의 집권일 뿐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