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청소년·대학생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를 외치며 모래주머니를 던져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분장을 한 학생들이 들고 있는 박을 터뜨리고 있다.
“우리는 순실이 아닌 진실을 원합니다.”
“국민의 안전 보다 자신의 사생활이 우선인 대통령은 필요 없습니다.”
19일 오후 3시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선 ‘박근혜 정권 퇴진 울산시민대회’에 앞서 일찍 나온 학생과 시민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울산 청소년·대학생 시국대회’가 열렸다. 수능시험을 마친 고3 수험생을 비롯한 지역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주로 참여한 대회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학생들은 저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빚은 현 정국 상황에 대해 속에 품어뒀던 생각을 때로는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때로는 격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토하듯 펼쳐냈다.
그저께 수능시험을 치렀다는 울산 무룡고 3학년 여학생은 “정의롭고 깨끗한 사회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세월호 사고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굿판을 벌였는지, 프로포폴을 주사했는지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가 세월호에 타고 있던 많은 학생들을 죽였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박아무개씨는 “100만의 촛불이라도 바람 불면 꺼질 것이다. 하지만 촛불 하나가 꺼지더라도 옆 사람의 촛불로 다시 밝히며 계속 이어가고, 그 촛불 속에 우리가 지키고 있다면 촛불이 커져 횃불이 되고 횃불이 커져 들불이 될 것이다. 박근혜가 퇴진하고 공범 새누리당이 해체될 때까지 계속 촛불을 지켜가자”고 외쳤다.
울산 달천고의 2학년 여학생은 “몇달 전 울산 근처에 규모 5.8의 큰 지진이 있었는데 그때 지진보다 최근 이 나라가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얼마 전 5살 된 어린아이가 촛불을 든 것을 보고 공부 때문에 최근 시국에 무관심했던 자신에 대해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이 들었다. 5살 어린아이도 아는 국민의 목소리를 왜 박 대통령만 모르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다른 여고생은 “얼마 전 대통령의 변호사가 대통령이기에 앞서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운운했는데, 국민 보다 자신의 치장이나 사생활이 우선인 대통령은 필요 없다. 당신보다 우리 학교 학생회가 정치를 더 잘한다”고 지적했다. 울산강남고 3학년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하루빨리 여러분이 지치기만 촛불이 꺼지기만 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박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지치지 말고 촛불을 꺼뜨리지 말고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자유발언이 끝난 뒤 주최 쪽이 나눠준 모래주머니를 던져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분장을 한 학생들이 들고 있는 박을 터뜨려 ‘닥치고 하야’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보였다. 울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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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3시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울산시민대회’에 앞서 일찍 나온 학생과 시민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울산 청소년·대학생 시국대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