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시민 노동자 학생 등 7000여명(주최 쪽 추산 연인원)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퇴진 울산시민대회’가 열렸다. 사진 신동명 기자.
울산에선 7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날 대회 참가 인원은 최근 울산에서 벌어진 시국집회 가운데 최대 규모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울산시민행동’은 19일 오후 4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시민 노동자 학생 등 7000명(주최 쪽 추산 연인원·경찰 추산 4000명)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정권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울산시민대회’을 열었다.
울산의 시국집회 참가 인원은 경찰 추산 기준으로 지난달 29일과 지난 5일 700~800명에서 지난주 서울 집중 집회 때에도 1200명으로 늘어났다가 이날 4000명을 넘겼다. 참가자 구성도 처음엔 주로 노동자층이 중심을 이뤘으나 점차 학생 참가자들이 늘기 시작해, 이날은 시민대회에 앞서 오후 3시 청소년·대학생 시국대회가 따로 열릴 정도가 됐다.
울산시민행동은 이날 대회사에서 “100만 국민의 촛불 앞에서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바닥친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한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사태를 자초한 이들이 성난 민심 앞에 여전히 국민을 개돼지로 알고 막말을 한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그만 버티고, 아무일도 하지 말고, 빨리 사퇴해야 한다. 계속되는 거짓말과 버티기는 국민적 저항을 더욱더 키울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렇게 모든 세대가 함께 거리로 나선 적은 없다. 온 국민이 나서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우리들의 공동체를 복원해 가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가자. 100만명이 안 되면, 200만명이 나서서 대한민국을 제대로 세워 나가자”고 외쳤다.
이날 대회는 초등학생에서 50~60대 시민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자유발언과 문화공연 중심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초등학교 다닐 때 나도 초등학교 다녔다”고 소개한 한 시민은 “장기판에도 말이 갈 길과 차가 갈 길이 따로 있는데 이런 규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장기판을 갈아엎어야 한다. 하물며 국가를 운영하는데서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자라나는 세대에 부끄럽고 죄송하다. 나같은 평범한 사람도 이렇게 부끄러움을 알고 참회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발언에 나선 학생들은 “우리의 촛불이 그들을 내려오게 했다고 역사책에 쓰고 싶다” “최순실 명령을 듣고 따른 박 대통령은 부통령이다” 등 다양한 발언을 쏟아냈다. 대회 뒤 참가자들은 롯데백화점에서 시내 달동사거리까지 왕복하는 4.6㎞ 구간의 거리행진을 벌였다.
울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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