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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기억교실 오늘 개방…‘꽃이 진다고 잊을 수 있을까?’

등록 2016-11-21 16:33수정 2016-11-21 21:49

세월호 희생 학생·교사들 교실·교무실 재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이전한 지 90여일만
2019년 5월 민주시민교육원 개원 때까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을 기억하는 ‘416 기억교실’이 21일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지난 5월 4·16가족협의회와 교육청 등이 단원고에서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이전키로 합의하고 옮긴 지 92일 만이다. 기억교실은 교육지원청 별관 1·2층에 자리를 잡았다.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교실 10칸과 교무실 1칸으로 구성된 기억교실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학생들과 교사들이 쓰던 책걸상, 칠판은 물론 창문과 교실 문까지 고스란히 옮겨왔다.

세월호 참사 전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과 교사들이 사용하던 교실과 교무실을 임시 이전해 재현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이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마련돼 21일 일반에 공개됐다. 2학년3반을 재현한 교실에 당시 사용하던 달력이 걸려 있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세월호 참사 전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과 교사들이 사용하던 교실과 교무실을 임시 이전해 재현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이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마련돼 21일 일반에 공개됐다. 2학년3반을 재현한 교실에 당시 사용하던 달력이 걸려 있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가족들의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았다. 교무실에서 만난 김성욱(58)씨는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 참변을 당한 큰 딸 김초원 교사(화학)의 책상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하루에도 딸 애가 수백번 생각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공간이 좁고 아직 책들도 옮겨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2학년3반 교실을 찾아 딸의 책상 위 먼지를 닦아내던 전민주(46)씨는 “단원고 갈 때마다 (그대로 비어 있는 교실 때문에) 눈치 아닌 눈치 보면서 괴로웠다. 우리만 (학교에 남겠다고) 욕심부릴 수도 없었는데 이젠 마음 편하게 여기에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노로 인한 고통은 더 커져 있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여전히 미궁 상태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 탓이다. 2학년 9반 교실서 딸의 의자에 앉아 있던 박정화(50)씨는 “딸이 수영을 잘한다. 사고 현장을 가보면 동거차도까지 가깝다. 사고 때 해경이 아이들에게 나오라고만 했어도 좋았을 텐데…. 대통령이 2시간 딴짓거리 하는 사이 아이들은 죽어가지 않았나. 대통령, 그는 사람도 아니다”고 했다. 기억교실은 2019년 5월 단원고 옆에 ‘416민주시민교육원’이 들어서 영구 이전할 때까지 이곳에서 임시 운영된다.

4·16기억저장소 김종천 사무국장은 “기억교실은 아이들의 숨결이 느껴질 수 있도록, 아이들의 공기와 아이들의 마음을 이 공간으로 가져오고 싶어하는 부모님들 마음에 따라 구현됐다. 250명의 희생 학생과 11명의 희생 교사들을 삶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고 그 영혼을 우리 삶 안으로 들여와 함께 살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한 ‘기억순례’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기억교실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에 개방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미리 예약을 받는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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