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는 지난 21일 시청 강당에서 복지카드를 처음 사용하게 된 사회복지사들에게 카드 사용법 등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사회복지사들이 모은 성금을 300만원을 전주시에 기탁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 한 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이아무개(26)씨는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일하지만 소속감이 높지 않았다. 업무성격상 야간과 휴일에도 일하지만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급여체계가 현실화하지 못해 존중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업무량이 비슷한 공무원들과 대접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그런 그가 요즘 자존감이 높아졌다. 복지카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연말에 동료들과 편안한 장소에서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전주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에게 복지카드를 지급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함이다. 이들이 자기계발과 여가활동에 쓸 수 있도록 ‘복지카드’(연간 13만원)를 지급하는 것이다. 전북은행과 협약을 맺은 시는 예산 1억2700여만원을 집행해 이달 말에 지급한다.
시는 지난 21일 시청 강당에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복지사, 전주를 만나다’ 행사를 열었다. 박경규 시 복지기획팀장은 “가장 일선에서 고생하는 복지사들의 노고에 비하면 적은 액수지만, 그래도 그분들의 땀과 희생을 조금이나마 보상해주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주시는 2014년 10월부터 이들에게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의 80~96%에 그친 임금수준을 100%에 맞춰 현실화했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사회복지사의 자질 향상과 사기 진작을 위한 교육비 2만4천원을 지원하고, 올해부터는 사회복지사 일부 동아리팀에 활동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소외계층을 돕는 게 국가의 일이고, 사회복지사가 바로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현장의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 시민들고 행복해질 수 있다. 일회성 처우개선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정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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