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엘시티 이영복 회장 빼돌린 회삿돈 흐름 추적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에 들어서는 초고층 아파트·호텔단지 ‘엘시티’ 개발사업 비리를 캐고 있는 검찰이 시행사의 실제 회장 이영복(66·구속)씨가 차린 바지회사(페이퍼컴퍼니)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바지회사 대표는 국가정보원 간부 출신이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지난 23일 부산 남구의 ㅇ개발 대표 정아무개(66)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고 24일 밝혔다. ㅇ개발은 지난해 4월21일 설립된 부동산 매매·임대업 회사다. ㅇ개발은 지난해 5월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한 계열사로부터 부동산을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부산은행에서 두 차례에 걸쳐 233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 집에서 ㅇ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해 이 회장이 빼돌린 회삿돈을 추적하고 있다. 이 회장이 몇십억원을 상품권 등으로 사용했다는 점도 확인해 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또 이 회장이 골프장을 이용할 때 자신의 계열사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을 파악해 골프장 이용 내용과 이 회장이 자주 들른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 2곳과 부산의 유흥주점 1곳의 거래 내용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엘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범죄혐의 단서가 포착돼 지난 18일 피의자로 입건한 현기환(57)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현 전 수석은 엘시티 개발사업 관련해 알선이나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2008~2014년 엘시티 총괄프로젝트 매니저와 엘시티 자산관리회사 사장·고문을 지낸 정기룡(59) 전 부산시 경제특보가 엘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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