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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까지 촛불…“민심이 서울 다르고 섬 다르겄소?”

등록 2016-11-24 22:07수정 2016-11-25 09:21

제주 오름부터 흑산도까지 전국 촛불
제주환경연대, 별도봉서 시국선언
“박근혜 퇴진·역사적 범죄 단죄돼야”
흑산도 주민, 예리 선착장 집회 신고
전국서 상경 집회·지역별 거리행진
제주참여환경연대는24일오후제주시별도봉에서시국선언기자회견을열어“한라에서외친다.박근혜정권퇴진하라”고요구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제주참여환경연대는24일오후제주시별도봉에서시국선언기자회견을열어“한라에서외친다.박근혜정권퇴진하라”고요구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아이고, 민심이 서울 다르고 섬 다르고 그러겄소?”

전남 신안군 흑산도 주민 ㅇ(48)씨는 24일 최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주민들 생각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ㅇ씨는 국토 최서남단 흑산도 주민들이 지난 21일 결성한 ‘박근혜 정권 퇴진 흑산도 주민운동본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일요일날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 ‘우리도 한번 촛불집회를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사실 섬이라 궐기대회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여건이지요. 시민단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민들은 23일 목포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냈다. 집회는 26일 오후 6시 흑산도 여객터미널 앞 예리광장에서 열린다. 이들은 목포에서 방송 장비를 빌렸고, 상가 간판을 조명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촛불과 펼침막도 마련했다. 1100여가구 2700여명이 사는 ‘본 섬권’에서 200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ㅇ씨는 “노래도 하고, 또 시국에 대해 토론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퇴진’을 위한 민중들의 궐기가 주요 도심을 채우고, 도서 산간으로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제주 이외의 섬 지역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제주의 상징’ 오름에서도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울림이 터져나왔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오후 2시 제주시 별도봉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박근혜 정권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별도봉에서 만난 이정훈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촛불이 꺼지기를 바라는 것은 이 나라의 혼돈과 국민의 불행을 방치하는 역사적 범죄이므로 단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도시엔 촛불집회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26일 서울 광화문으로 상경하고, 사정이 여의치 않은 시민들은 지역별로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거리행진에 나선다. 전남 화순군 능주면 잠정리 주민 20여명은 26일 오후 6시 햇살한옥마을 들머리에서 촛불을 든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하야 막걸리’를 나누며 참여자 전원이 자유 발언을 하기로 했다. 들머리에는 지난 12일 ‘국정농단, 민생파탄,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주민 박해영(57)씨는 “백남기 농민의 장례를 보고 농촌도 퇴진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 퇴진할 때까지 계속 촛불을 밝히기 위해 양초뿐 아니라 엘이디(LED) 촛불 20여개를 따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광주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주말 촛불집회가 끝난 뒤 촛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26일 오후 5시 광주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하야하락(樂)’이라는 제목의 사전 문화공연을 시작해 촛불집회를 연 뒤, 저녁 7시30분부터 촛불행진에 나선다.

26일 경남 창원광장에서도 촛불은 타오른다. ‘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는 26일 오후 5시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광장에서 ‘제5차 경남시국대회’를 연다. 시민들은 이날 시국대회를 마친 뒤, 세갈래로 나눠 거리행진도 한다. 경남 하동·진주·김해·사천 등 12곳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린다. 박근혜 정권 퇴진 충남지역 비상 국민행동은 충남에서는 26일 2만여명이 상경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남지역에선 상경 투쟁과 별도로 서천, 서산, 대전 등지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연다.

학생들의 동맹휴업도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교대, 전주교대, 춘천교대, 제주교대 등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소속 10여개 교대 학생들이 25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동맹휴업에 들어가고 26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적극 참석하기로 했다. 서울에선 숙명여대(25일)·서울대(30일) 등도 동맹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황세연 전주교대 총학생회장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와 민주주의를 가르치기 위해 끊임없이 행동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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