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제4차 대구시국대회’에서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눈 섞인 비와 추위가 찾아왔지만 대구의 촛불은 흔들리지 않았다.
대구·경북의 85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26일 오후 5시부터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600m)에서 ‘박근혜 퇴진 제4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구는 오후 2시께부터 눈 섞인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면서 기온은 1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19일 열린 제3차 대구시국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촛불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가득 메웠다. 사람들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구속’과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가족, 친구, 연인끼리 온 50대 이하가 많았다. 이날 추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근처 가게에 들어가 있어 주최 쪽은 참가 인원을 세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구시민행동 대변인을 맡고 있는 서승엽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총 5만여명이 제4차 대구시국대회에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제3차 대구시국대회 때 주최 쪽이 추산한 참여 인원은 2만5000여명이었다.
26일 저녁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제4차 대구시국대회’에서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박성철(56)씨는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가족을 데리고 오늘 처음으로 나왔다. 오늘 날씨가 춥고 비가 와서 사람들이 덜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말 고집이 세고 국민 말 안 듣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동욱(36)씨는 “촛불집회에 나오지 않으면 두고두고 마음의 빚이 남을 것 같아 가족과 함께 나왔다. 대통령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그냥 저렇게 있는 것 같은데, 애국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퇴진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사람들은 이날 저녁 7시부터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반월당네거리~중앙파출소 2.1㎞를 행진했다. 저녁 8시부터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는 밤 9시30분께 끝났다.
대구시민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촛불집회에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까지 속고 속고 또 속으면서도 그 학정의 세월을 버텨왔던 우리 대구시민들이다. 그런 우리 대구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이상 깔끔한 ’빳데루 한판‘으로 박근혜 일당을 끝장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