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80년 그날처럼 광주 시민들 ‘훌라송’ 부르며 금남로 행진

등록 2016-11-26 22:26수정 2016-11-26 22:50

26일 밤 7만여 명의 시민들 두 갈래로 나눠 걷기
“내려와라! 당장~”…<하야송>과 <아리랑> 열창

26일 밤 광주 금남로에서 거리행진을 하는 시민들이 80년 5월의 애창곡 <훌라송>을 부르고 있다.
26일 밤 광주 금남로에서 거리행진을 하는 시민들이 80년 5월의 애창곡 <훌라송>을 부르고 있다.
다행히 비가 그쳤다. 26일 저녁 8시30분 광주 금남로에서 거리행진이 시작됐다. 촛불집회를 끝낸 7만여 명의 시민들은 금남로를 따라 걷다가 두 갈래로 나눠 행진을 이어갔다. 충장파출소~광주천변 코스를 따라 걸었다. 사람들은 걸으며 구호를 외쳤다. 누군가 “박근혜를~”하고 선창을 하면, “처벌하라”라고 뒷소리를 함께 했다. 10대 어린이부터 70대 어르신들까지 걸었다. 중·고교생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엘이디(LED) 촛불을 들고, 종이 팻말을 든 채 시민들은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의 주장은 8~9자의 짧은 말로 압축됐다. 누군가 “이제 그만, 말 좀 들어라~”라고 외치자, 함께 걷던 이들이 “와~”하고 웃었다.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수치심을 느꼈던 시민들은 구호로 이를 조롱했다. 그리고 “처벌”을 요구했다. 광주천이 보이는 거리에서 누군가 <아리랑>을 불렀다. 꽹과리가 장단을 맞췄다. 초등생 아들과 함께 걷고 있는 박준욱(43)씨에게 말을 걸었다. “수치심과 분노감이 크지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오고 있어요. 저도 3주째 토요일 촛불집회에 나오고 있어요.”

26일 밤 광주 시민 7만여 명이 박근혜 퇴진 구호 등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26일 밤 광주 시민 7만여 명이 박근혜 퇴진 구호 등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광주일고를 지나 금남로 5가에 들어서니 ‘오른쪽’길로 돌았던 시민 대열이 보였다. 서로 박수를 쳤다. 그들은 옛 한미쇼핑~롯데백화점 코스를 돌아 금남로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이들 대열에선 서서히 움직이는 화물차 연단에서 사회를 봤다. “내려와라, 당장”하는 <하야송>이 인기였다. 사회자가 <훌라송>을 시작했다.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은 “전두환이 물러나라, 물러나라~”하며 이 노래를 불렀다. 2016년 <훌라송>의 가사는“박근혜는 퇴진하라, 퇴진하라~”로 바뀌었다.

금남로로 들어선 시민들은 좌우로 나눠 구호를 외쳤다. 왼쪽 대열에서 “박근혜를~”하고 운을 띄우면, 오른쪽 대열에서 “처단하라”고 외쳤다. 금남로로 들어서니 멀리 옛 전남도청이 보였다. 80년 5월 시민군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지켰던 5월의 상징공간이다. 금남로에서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본무대에 가까워지자 무대에 나온 노래패들의 노래가 들렸다. “아~아~오월의 광주여! 혁명의 광주여~“ ‘영원한 청춘의 도시’인 광주에 뜨거운 열기가 용틀임하고 있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