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한달 동안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전시회가 열린다. 전주시 제공
“한지에 기록한 500년 조선왕조실록 역사를 만나세요.”
전북 전주시는 천년을 유지하는 한지에 기록한 조선왕조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전시회’를 30일부터 12월29일까지 한달 동안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 기획전시실에서 연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주시 위탁기관인 한지산업지원센터가 전통 전주한지의 대량 수요를 창출하고, 세계적인 문화재를 복원한 용지로 키우기 위해 2008년부터 추진해온 조선왕조실록 1202책의 복본 결과물을 선보인다.
시는 전통문화도시의 자긍심을 높이고 전주한지 활성화를 위해 2008년부터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을 재현한 복본화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상태를 그대로 복사하는 영인인쇄가 아니라, 실록에 남은 얼룩을 글자만 남긴 채 깨끗하게 제거한 형태로 보정했다. 이는 임진왜란을 겪으면서도 유일하게 보존한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을 전주한지에 기록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2008~2012년 4년간 1차 사업을 통해 태조~명종 조선 13대 왕의 기록 614책(권), 5만3130면(쪽)을 실록 제작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이후 2013년부터 지난 9월까지 2차 사업으로, 국가기록원에 있는 태백산사고본을 활용해 선조~철종 조선 12대왕의 조선왕조실록 588책, 7만9558면을 추가 복본해 한지에 담아냈다. 전주사고본은 태조~명종 실록이 규장각에 보관돼 있고, 선조~철종 실록은 남아 있지 않다.
총사업비 33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전국 전통한지 업체 22곳이 참여했고, 전통한지 구매량이 4만여장으로 비용이 8억여원이나 들었다. 임현아 한지산업지원센터 연구개발실장은 “복본화사업은 실록의 가치를 알리고 전통한지업체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시작했다. 앞으로 조선왕실의 행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의궤> 복원을 준비하고 있으나 예산확보가 쉽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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