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청 민주화 활동가들의 정신적 뿌리인 죽천 송좌빈(92사진) 선생이 2일 타계했다. 송 선생은 한평생 항일운동과 민주화운동, 재야 인권운동에 헌신했다.
일제치하인 1942년 일본식 성명 강요와 강제 징집을 거부하는 활동을 하기도 한 송 선생은 한국전쟁이 나자 자원입대해 대위로 예편한 뒤 56년 민주당에 입당해 대전 대덕군지구당 부위원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민주화운동에 나섰다.
송 선생은 60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자유당 독재정권 반대투쟁을 이끌었고, 67년 박정희 정권의 3선개헌에 반대하며 반대투쟁 전국실행위원으로 개헌반대 전국 도보 행군과 시국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런 투쟁 과정서 송 선생은 모두 3차례 옥고를 치렀다. 그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동구 주산동 만석지기 땅을 다 팔아 민주화운동 동지들과 후배들을 보살피는 등 아낌없는 정도 베풀었다.
빈소는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고, 발인은 6일 오전 10시다. 장지는 대전 동구 주산동 자택 뒷산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2남 5녀가 있다. 대전/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