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 거리에서 한 버스커(거리공연가)가 노래를 부르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1970∼80년대 대학 문화를 선도했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일대를 청년·공동체 문화의 중심지로 다시 세우는 실험이 시작된다.
서울시는 제2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서대문구 신촌동 도시재생시범사업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을 수정가결했다고 8일 밝혔다.
도시재생사업은 청년문화재생·신촌경제재생·신촌하우스재생·공동체재생·공공기반시설재생 등 5개 분야에 걸쳐 오프캠퍼스·마을공간개선·신촌 중심가로 연계강화사업 등 13개 사업으로 진행한다. 내년까지 29억5천만원을 들여 신촌·홍대입구·합정 창조밸리 청년주거를 조성하고, 20억5900만원으로 원스톱 복합문화공간 ‘문화발전소’를 짓는다. 창천문화공원에는 25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800㎡ 규모로 청년 문화창업 활동 공간인 ‘청년문화전진기지’를 만든다.
신촌동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사업도. 서울시 제공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색 카페 색깔골목 216m, 런웨이 소호골목 194m, 이화랑길 배꽃골목 240m, 이화여대 예뻐지는 골목 202m 등 주민협의체와 골목상인회를 주체로 특색 있는 골목 상권을 꾸며 지역 경제를 살린다. 창천동 67-40일대와 4-72일대 7만1400㎡는 14억1300만원을 들여 마을공간 개선사업에 나선다.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 조성’을 목표로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한편, 마을 골목을 정비하고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담벼락 마을’ 1만7400㎡는 ‘생각하는 골목’을 주제로 경사지 옹벽의 미관을 바꾸고,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공원을 만든다. ‘바람산 마을’ 5만4천㎡에는 ‘바람산 어슬렁 탐방로’를 꾸며 계단 쉼터, 담장 갤러리, 공원 진입로 등을 조성한다.
신촌 일대는 신촌역·이대역·신촌 기차역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다양한 문화·장소·인적 자원이 풍부해 1970∼80년대 대학 문화를 선도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유흥·소비문화·프랜차이즈가 확산되면서 개성을 잃어버렸다. 임대료가 급격히 오르면서 빈 점포가 늘어나고 방문객이 주는 등 쇠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2014년 12월부터 신촌동 일대 43만6천여㎡를 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대학-지역 상생과 골목 문화를 기반으로 상권·주거·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왔다. 국승열 서울시 주거재생과장은 “대학가라는 특성을 감안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자 연세대·이화여대·경기대 등 5개 대학 31개 학과의 정규 강의에서 신촌 지역 연계수업을 했다. 그 성과를 주민·상인과 공유하는 등 공동체 역량을 강화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