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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진짜 박수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등록 2016-12-10 19:17수정 2016-12-10 22:05

10일 오후 광주 금남로 김제동의 ‘만민공동회’ 성황
2만여 명 시민들 “탄핵 이후에도 촛불 들어야” 공감
10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에서 방송인 김제동(42)씨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에서 방송인 김제동(42)씨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진짜 박수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지요?”

10일 오후 4시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에서 김제동(42)씨가 시민 2만여 명(경찰 추산 4천여명)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김씨가 “국회에서 탄핵안을 가결시킨 것은 바로 우리들이라고 생각하시지요”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예~”하고 대답하며 박수로 환호했다. 이어 김씨는 “박수는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선 제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 받아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최근 외국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이번 촛불집회의 리더가 누구냐?’라고 묻길래, ‘300만이 리더인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고 말해 줬습니다.”

김씨는 “하지만 오늘 이 곳은 금남로이기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광주’가 없었다면, (80년 5월의)그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민주공화국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광주 희생자 유족 어머니들 어디 계세요?”라며 5월 어머니회 회원들을 찾았다.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난 5월 어머니 10여 명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또 우신다. 우짜노~.” 시민들은 김씨의 제안에 따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불렀다.

이어 김씨는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개인적인 이야기, 시국 이야기 다 좋습니다. 연애 고민 상담을 하면 풍부한 실패 경험담을 들려주겠다.(웃음)” 이날 첫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시민은 박유진(18·고3)군이었다. 박군은 “탄핵 소추안에 반대한 56명의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새누리당 이정현 국회의원은 (약속대로)손에 장을 지져야 한다”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씨는 “사람 다치면 안되니까, 이정현 대표는 ‘쌈장’ 정도에라도 손을 놓고 사진을 찍어 올리라”고 농담을 던졌다.

시민들은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대통령 즉각퇴진’을 촉구했다. 한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은 “우리는 언제든지 촛불을 들어야 한다.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자괴감이 들어 괴로우면 내려오세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을 국민이 소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진짜 보수와 진짜 진보가 서로 협력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날 만민공동회에선 청소년들의 거침없는 발언이 큰 박수를 받았다. 전남의 성지송학중 2학년생은 “국민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다고 말하고 싶어서 나왔다. 옆사람의 손잡고 따라 외칩시다”라고 제안했다. “니가 있어서 내가 있어서 함께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10일 광주에서 열린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에서 김제동씨가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 마이크를 건네고 이야기를 듣고 있다.
10일 광주에서 열린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에서 김제동씨가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 마이크를 건네고 이야기를 듣고 있다.
광주 유안초 5학년 전아무개군은 김씨에게 정성껏 종이로 접은 학을 건네기도 했다. 전군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려오라고 전해주고 싶어 학을 접었다”고 했다. 29살 취업준비생도 마이크를 잡았다. “처음엔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포기했다. 그러나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그 속에 있던 사람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사회시스템이 무너진 사회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가족을 만들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너무 슬프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한테 너무 쪽팔린다.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 우리 지치지 맙시다~~”

박근혜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와 청년네트워크 모임인 ‘김제동 클럽’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2시간 여동안 박수와 환호 속에 마무리됐다. ‘시민들의 직접민주주의-광장을 열다’라는 주제처럼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아스팔트 바닥을 지키며 촛불을 든 시민들이었다. “탄핵 가결 이후 종편에서 이제 헌법재판소에 맡겨두고 국민은 일상으로 복귀하자고 하는데 그렇게 될 것 같습니까?”라고 던진 김씨의 질문에 대해 시민들은 “아니요~”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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