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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18항쟁 당시 계엄군 ‘헬기 소총 난사’ 의혹 밝혀질까?

등록 2016-12-15 15:12수정 2016-12-15 15:22

5·18기념재단,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총탄 흔적 130여 개 발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육안조사… “헬기 총탄 흔적 맞다”고 언급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총탄 흔적.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총탄 흔적.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총탄 흔적 130여 개가 발견돼 80년 5·18항쟁 때 헬기에서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다는 주장의 증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5일 5·18기념재단 등의 말을 종합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3~14일 전일빌딩 10층 내부에서 총탄 흔적 130여개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총탄 흔적은 1980년 5월 당시 전일방송국이 있던 10층 내부의 기둥에서 50여개, 천장 30여개, 바닥 50여개 등 130여 개가 나왔다. 국과수는 총탄 흔적의 방향이나 각도 등을 고려할 때 공중에 떠 있는 헬기에서 총알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했다.

국과수는 앞으로 정밀 감식을 통해 전일빌딩의 탄흔이 80년 5월 헬기 기총소사와 연관이 있는 지 등을 밝힐 방침이다. 정수만 5·18연구소 비상임연구원(전 5·18유족회장)은 “당시 금남로 주변에 전일빌딩보다 더 높은 건물이 없었기 때문에 헬기에서 발사한 총탄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견된 총탄 흔적.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견된 총탄 흔적.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탄흔이 국과수 정밀 분석을 거쳐 헬기 사격으로 확정된다면 80년 5월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주요한 증거가 된다. 광주 시민들의 주장은 구체적이다. 1994년 발간된 <사제의 증언:진실을 말해도 안 믿는 세상>을 보면, 고 조비오 신부는 1989년 2월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에서 “5월21일 오후 1시30분에서 2시 사이 옛 전남도청 쪽에서 사직공원 쪽으로 헬기가 날아가면서 번쩍하는 불빛과 함께 연속 세차례에 걸쳐 지축을 울리는 기관총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신동선(1950년생)씨는 1980년 5월 21일 전일빌딩에서 불과 300여 m 정도 떨어진 대의동 진주다방 건물(3층) 옥상에 있다가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인근 표구점 주인 정아무개(1929년생)씨는 “헬기에서 총을 쐈다. 우리 집 기와장이 깨졌다. 헬기에서 총을 맞고 사람이 죽었다고 해 진주다방 건물로 올라갔더니 신씨가 쓰러져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아무개(1952년생·당시 3해역사 군의관)씨도 1995년 6월 11일 서울지검에 참고인으로 나가 “1980년 5월21일 오후 남구 양림동에서 아놀드 피터슨 목사와 함께 있다가 헬기에서 ‘타다닥’하고 사격하는 소리를 세번 정도 들었고, 불빛이 보였다. 그 때가 초파일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한 시민이 80년 5월 당시 전일빌딩에서 발견한 탄피.
한 시민이 80년 5월 당시 전일빌딩에서 발견한 탄피.
하지만 군 당국은 광주 시민들이 당시 계엄군이 헬기에서 사격을 했다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에 대해 직접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일축해왔고, 검찰 수사에서도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황영시 전 육군참모 차장은 1996년 5월 6일 ‘12·12 군사쿠데타 및 5·18 사건’ 7차 공판에서 “피고인은 20일에서 26일 사이에 김기석 장군(전교사 부사령관)과 통화를 하면서 ‘전차와 무장헬리콥터를 동원하여 강경하게 충정작전을 하라‘고 질책성 지시를 하여 김장군이 거절했다는데 사실인가요?”라고 묻자, “원칙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전차,헬기는 투입되지도 않았습니다”라고 부인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5·18기념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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