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글을 적어 `국민 심판의 벽'에 부착하고 있다.
17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8차 시국촛불대회’장엔 ‘국민 심판의 벽’이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광주와이엠시에이(YMCA) 촛불지원단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얼굴 사진에 죄수복 사진을 합성해 만든 ‘국민심판의 벽’에 시민들이 글을 써 붙이는 행사를 열었다. 시민들은 4명의 사진 모형에 ‘양심부터 챙기세요’, ‘좋은 말할 때 지구를 떠나거라’ 등의 글을 포스트 잇에 적은 뒤 사진위에 부착했다.
17일 광주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헌법재판관에게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연하장을 쓰고 있다.
또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중 1명을 선택해 친필로 적어 연하장을 보내는 행사도 열렸다. 홍가영(17·여고1)양은 예시된 5가지 문장 가운데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빠르게 올바른 결정을 내려달라’는 내용을 선택해 헌재 재판관 1명에게 연하장을 적어 우체통에 넣어 보냈다. 시민들은 이날 1천장의 연하장을 9명의 헌재 재판관에게 보냈다. 안평환 광주와이엠시에이 사무총장은 “탄핵 가결 이후 시민들이 이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연하장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열린 촛불집회엔 3만여 명(경찰 추산 3천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황교안 권한대행 퇴진과 빠른 탄핵 인용” 등을 요구했다. 시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1시간 남짓 대형 태극기와 ‘평화의 소녀상’ 모형을 앞세우고 금남로 일대를 행진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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